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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Mar 19. 2024

존재의 이유

가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존재만으로도 위로하는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나에게 있는지.


나는 사람들 가운데 섞여 있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공감하며 사람들 속에서 크고 있다.


알고 있다.

많은 도시 생활자들처럼 고립되어 있진 않지만 혼자 크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외로운 존재에게 가끔씩은 따뜻하게 말을 걸어 주는 누군가.

도시의 밤하늘에 몸부림치는 순간에 가끔씩음 안아주는 누군가.


먼지로 뒤덮인

뿌연 하늘 뒤로 보이는 회색의 도시처럼

나의 색을 보지 못하고 믿지 못할 때,


형형색색의 색들은 주저앉은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도 한다.

아름다운 본연의 색들이 없었으면

아마도 나는 여기까지 살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회색빛 뒤에 가려진 원래의 색을 본다는 것이다.


나에게 말 걸어 주었던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의 결말이 때로는 나에게 상처를 주어 아프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 하는 것,

그리고 세상이 가진 색을 그대로 보는 것.

가진 게 없어도 다 가진 마음을 만드는 것.

그건 결국 인생의 끝에서서

스무살의 나로 웃게 할 것이다.


누군가는 때로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고,

그렇게 누군가의 세상은

함께라는 단어를 알아가면서 가득해진다.


실로 사랑은

인생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

아직도 다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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