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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주제 - 할머니
깊은 산골마을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에서 홀로 사시던 아흔이 넘은 외할머니는 13년 전에 추석을 앞두고 돌아가셨다. 그 산골 마을은 한 때는 여러 농가가 논밭일구며 아옹다옹 살아가던 아름다웠던 마을이었다. 할머니가 홀로 살기 시작할 때부터는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고 차마 정든 산골을 떠날 수 없었던 할머니들 몇 분만 남게 되었다. 우리 할머니는 그곳에 홀로 남겨져 할머니 당신 표현대로 '흉가에 귀신같은 할머니가 앉아서 밤새 저승사자오기만 기다리'다가 그렇게 쓸쓸히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나만 보면 우셨다. 할머니의 유일한 손녀가 참 애처로우셨는지 그리우셨는지 할머니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는 없지만 나만 보면 그렇게 우셨다. 할머니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이상하게 하기가 참 싫다. 아직 뭔가 풀리지 않은 죄스런 마음이 있는 걸까?
오늘은 할머니 집에 있던 자개장이 생각나는 그림책을 소개해야겠다. 우리 할머니처럼 비녀를 꽂은 쪽진 머리의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처럼 한복을 입고 나오는 이야기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안효림의 신작 그림책 <자개장 할머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리는 별로 못했던 거 같다. 그래도 할머니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