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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누구와 해야 하는가?

42세에 결혼한 독거노인이 제시하는 경험의 기록

결혼은 누구와 해야 하는가? 


2021년 11월 현재 만 41세 (1980년생)의 필자는 스스로를 '독거노인'이라 불렀다. 

만 26세에 첫 연애를 하고 오랜 유학생활 동안 혼자 지낸 필자는 오랜 시간 홀로 있었다.

그랬던 필자는 올해 (2021년 8월 28일) 한 처자를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다. 

필자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지만 결혼은 누구와 해야 하는가?를 늘 질문하는 

예비 신랑 신부님에게, 전부는 아니어도 그중의 한 명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예상하며 글을 남겨 본다. 

필자의 말이 정답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쓰는 글이며, 개인의 의견임을 밝힌다.


결혼은 누구와 해야 하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한다. 하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여러모로 맞는 구석이 있어야 한다. 


1. 성품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의 성품이 중요하다. 싸울 때, 서로의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가?

잘 지켜보라. 결혼 이후에도 그것은 그대로 이어진다. 한때 필자가 정말로 좋아했던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과 평소에는 정말 좋았다. 하지만 그 여인은 자기가 섭섭하거나 둘 사이에 문제가 발생된다면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전화도 받지도 않고 연락 두절이 된다. 길게는 2주일이나 그런 적도 참 많다. 


필자가 처음으로 만나 본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차 여인이었길래, (그 전에는 필자와 많아봐야 1-2살 차이만 만나보았다.)


아마 그 당시 '뿅 간 상태'가 아니었나 싶다. 그저 나 보다 4살 어린 여인이기에, 남자의 본능이 더 앞서 있었는지 몰라도 그저 난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았고, 서둘러 결혼하려 했다. 


역시나 결혼 이야기 초기부터 본인 (성남 거주), 필자 (고양 거주)인데 무조건 성남에 살아야 하고, 직장도 성남 <-> 파주(필자의 현 직장)로 다녀야 하고, 교회도 성남 쪽에, 결혼예식을 할 교회도 무조건 자기 교회를 주장했다. 그런 가운데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연락 두절 후 이별을 통보당했다. 


그 여인과 결혼했다면? 정말 감사한다. 같이 살면서도 연락 두절에 전화도 차단당하는 끔찍한 생활이 '변함없이' 이어졌을 거다. 


내 곁에 있는 여인은 문제가 생기면 먼저 같이 대화하길 원하고 서로가 먼저 미안하다고 화해한다. 

나에게 어떻게 지금 대하는 가 보라. 그 삶이 그대로 '변함없이' 결혼 생활로 이어질 것이다. 

좋은 성품은 결혼하고 같이 살아야 아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 가? 이것을 보면 된다.


2. 이해 능력 

언젠가 만나 보았던 여인은 용산구에 거주했다. 여인은 음대를 나와 아이들 피아노 레슨을 하는 사람인데, 주중엔 저녁 9-10시가 되어야 끝났다. 여인은 늘 내게 불만이 많았다. 이유인즉슨, 과거에 나와 사귀고 교제하고 좋다던 남자들은 주중에 한 밤중이라도 찾아오는데, 오빠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거듭 이야기했다. 시간대가 서로 안 맞지 않느냐? 저녁 9-10시 넘어서 끝나는 너를 보고 다시 집으로 오면 시간이 매우 늦다. 너는 늦잠 자고, 오후나 되어야 아이들 레슨을 시작하지만, 나는 오전 6시면 일어나 준비하고 출근해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았던 이 여인은 그것을 절대 이해하지 못했다. 


당연히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고, 주말이 아닌 주중에라도 날 찾아와 주는 그 마음을 나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삼십 대 초반도 아니고 삼십 대 후반이 꺾일 때 만났던 그 여인 (나와 두 살 차이)에게 그렇게 열심을 내는 마음이 없었다. 


그 여인을 당시 좋아하지 않거나 사랑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직장생활이라는 쳇바퀴에서 그렇게 주중까지 찾아가는 것이 어느덧  귀찮은 나이가 되었었는지도 모른다. 그 여인을 탓하기 위해 이 단락을 작성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그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늘 그것이 불만이었던 그 여인과 역시나 잘 될 리가 없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아내는 늘 내가 이번 주에는 이렇게 와 주었으니, 이번엔 내가 당신 근처로 가겠다. 직장생활이 피곤하니 주말이 당연히 

좋지 않겠는가? 하여 주었다. 지금 만나는 상대방의 환경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서로의 환경을 '이해할 수 없다면' 내 짝이 아닌 것이다. 


3. Give and Take

이것을 이야기하는 순간, 남자는 지질하고 능력 없고, 연애결혼할 자격이 없는 놈이 된다고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여인들은 남자에게 대접받기를 원한다. 그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좋아하고 아낀다면 남자들은 아깝지 않게 돈을 쓴다. 

서른세 살에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마흔 하나에 결혼하기 까지, 필자는 정말 많은 여인들과 선 자리, 소개팅 자리를 가져 보았다. 


한 여인은 첫 만남의 자리에서부터 반드시 저녁 시간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택하길 원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필자는 첫 만남에서부터 비싼 파스타에 시키고 먹지도 않는 에이드를 보고 질린 적이 있다.


그 사람과 만남을 이어가야 하는지도 확신이 안 서는데, 왜 5-6만 원씩 최소 지불해야 하는가? 

그런 만남 이후에 필자는 가급적, 선이나 소개팅 자리가 오면 반드시 주말 오전이나 오후를 택했다. 

굳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처음부터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한 여인과 교제를 시작하고 L데월드를 간 적이 있다. 자유이용권 2매에, 식사 두 끼, 음료수 및 간식까지... 절대 지갑을 열지 않던 그분.


돈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주고받고 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는데, 절대 돈을 안 쓰던 그분. 

물론 교제하면서 몇 개월 안 만났지만, 그분에게 얻어먹어 본 것은 2-3번뿐이었다. 필자는 가계부를 쓰는데 그 분과 만나면서 154만 원 정도를 지불했다. 


능력 좋은 남자는 이런 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능력 좋은 남자와 당연히 여자들은 만나 결혼하고 싶을 것이다.  남자가 식사를 사면 최소한 커피라도 사던지, 그런 마음으로 여인들의 마음이 좀 더 주고받고를 할 수는 없을까? 


대부분의 여인들은 대접받기를 원했다. 대접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남자의 전적인 희생보다는 조금이라도 여인들은 성의 표시를 하고 최소한 차라도 살 줄 아는 센스가 있으면 좋겠다. 


이 역시 그것을 서로가 이해할 수 있으면 문제 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내 짝이 아닌 것이다. 

내 아내는 교제를 시작하고 먼저 나에게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균형 있게 재정 지출을 하자고 제안했다. 

아 이 사람과 만약 결혼한다면, 능력 없는 나도 함께 가정을 서로 꾸려 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내가 능력이 없던 사람이니까 말이다. 


4. 될 인연은, 내게 관심 있는 인연은 절대 나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한 소개팅 어플을 통해 잠시 만났던 여인이 있다. 영상편집과 촬영 일을 한다는 그 여인. 당시로써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 여인은 본인이 촬영일을 하고 일을 시작하면 연락이 잘 안 되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 여인과 교제까지는 아니고 세 달 동안 5번 정도 만났다. 


톡을 보내면 1이 최소 하루, 어떨 때는 2-3일이 지나서 답이 왔다. 필자는 정말로 그러려니 생각했다. 환경이 그럴 환경이 아니다 보니 그러겠지...


내가 관심 있다면 운전하면서도 톡을 열어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출퇴근 지옥철 안에서도 어떻게든 오징어포처럼 구겨 넣어진 만원 지하철 안에서도 폰을 열어보고 주고받은 문자를 보며 만남을 기다린다. 


바쁘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믿고 답이 올 때를 기다렸고, 두 달 동안 3번을 보았을까? 어찌 되었든 3번까지 날 만나주었으니 싫은 것은 아니구나, 생각하고 4번째 만남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제안했지만 들은 답은 '생각해 볼게요'였다. 


될 인연은, 절대로 나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그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마음을 접기를 권한다. 그 사람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당신의 짝이 아닌 것이다. 


5. 갈 방향이 틀리면 내 인연이 아니다. 

한 여인을 만났다. 당시 필자는 40세, 그 여인은 36세였다. 영미권으로 가족이 이민을 가서 거기서 중-고-대학까지 다닌 그 여인은 한국에 돌아와 전문 통역사로 일하길 원했다. 36세에 학부를 들어가 대학원까지 공부하길 원했다.  필자는 33세에 미국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다. 이 여인을 만나기 전 해, 필자의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런 가운데 필자는 하루라도 빨리 마음에 맞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길 원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내게 오빠는 참 좋은 사람이고, 오빠는 계속 공부할 마음이 없는지?를 물었다. 

그다음 주에 필자는 이야기했다. 나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계속 공부할 마음이 있는 내게, 당신과 나는 내 짝이 아닌 것 같다고. 


갈 방향이 틀리면 내 인연이 아니다. 


6. 한 번 틀어진 인연은 내 인연이 아니다. 

필자가 스물여섯에 처음 연애한 상대는 나보다 네 살 연상 여인이었다. 정신적 수준이 현격히 차이 나던 그때, 보기 좋게 1년 만에 네가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차였고, 필자는 너무나 슬퍼하다가 세 달 만에 그녀 앞에 나타나 내가 변하겠노라며 겨우겨우 천신만고 끝에 마음을 돌려 만남을 이어 갔다. 

하지만 그 이상 내가 할 수가 없었다. 헤어진 만남 이후 또다시 찾아온 이별은 더더욱 상처가 컸다. 


위에 1번에 언급된 문제가 생기면 연락 두절되던 여인. 이 여인을 필자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다. 문제가 생기면 연락이 안 되지만 평상시엔 좋았으니까. 어떻게든 '평상시'에 좋았던 기억만을 가지고 어떻게 든 다시 만나고 싶어 했고, 정말로 그리워하며 살았다. 우여곡절 끝에 한번 만났지만, 다시 한번 나의 말 한마디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2주 후, (연락 두절 후) 보지 말자고 이야기했고, 해를 넘어서 내게 다시 연락 와 그 마음이 변함없냐며 물었을 때, 필자 역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말을 했다가 또다시, 서로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연락 두절 후 헤어짐 통보를 당했다. 


틀어진 인연은 절대 내 인연이 아니다. 훌훌 털고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만남을 향해 가야 한다. 


쓰고자 하면 한도 끝이 없다. 

33살에 한국에 돌아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던 때도 있었다. 

그랬던 나에게 가장 맞는 내 짝을 붙여 주시고 결혼하게 해 주셨다.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아직도 인연을 못 만난 청춘 남녀에게 알려주고 싶다.

짝은 반드시 있다고! 


누구와 결혼해야 하는가?

1. 성품을 보라 - 트러블이 생길 때 나와 상대방은 어떻게 대하는가?

2.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지 보라. 그것을 이해지 못하면 답을 찾을 수 없다. 

3. 만남에 주고받음이 있어야 한다. 한 사람만의 희생만으로는 답이 없다. 

4. 내게 관심 있는 인연은 절대 나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연락 없는 인연은 당신의 인연이 아니다. 

5. 서로의 길이 반대 방향에 있다면 내 인연이 아니다. 

6. 한 번 틀어진 인연은 내 인연이 아니다. 절대로 떠난 버스를 잡기 위해 뛰지 마라. 


#누구와 결혼해야 하는가 #이런 사람 만나지 마라 #초록동색 #남녀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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