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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Mar 10. 2024

Caso Koldo: 색만 다르고 실상은 같은 정치인들

”No acabaré mi carrera como corrupto“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마드리드 주와 PP당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마드리드 주 정부를 이끌던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Isabel Díaz Ayuso)의 남동생이 팬더믹 시기, 주 정부에 위생 마스크를 제공하는 공공입찰에 부정한 방식으로 낙찰을 받아 사업을 수행했다는 스캔들. 당의 내분이 일어날 정도로 큰 사건이 될 것만 같았으나 의외로 당 대표가 역풍을 맞아 밀려나고 비리에 연루된 그녀는 지금까지도 문제없이 마드리드 주를 이끌고 있다.

심지어 당 내부 총질을 강경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던 그녀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나, 마치 거울의 반대편에 맺힌 상과도 같은 사건이 PSOE를 찾아왔다. 현 총리의 이전 정권 초창기 장관직을 지내며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José Luis Ábalos)의 최측근이 정확히 똑같이 팬데믹 시기 마스크 공공 구매를 조작하여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터진 것

2017년 경 전까지 발렌시아 내에서만 활동하던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는, 페드로 산체스의 첫 정권 초기 큰 신임을 얻어 마드리드로 활동의 범위를 확장하게 된다. 당시 PSOE의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업체에서는 이렇다 할 정계의 경력 없이 방범 용역 업체 등을 전전하던 콜도 가르시아(Koldo García)가 일하고 있었고, 이렇게 이 둘이 만나게 된다.

그 후,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는 국가 전체의 개발을 담당하는 부처인 Ministerio de Transportes y Movilidad Sostenible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PSOE 당과 정권 전체를 관리하는, 실질적인 넘버 2로 급부상한다. 그에 힘입어 콜도 가르시아는 아발로스의 지목으로 국영 철도인 Renfe를 관리하게 되고, 이는 갑작스레 이렇다 할 이유 없이 2021년 페드로 산체스가 아발로스를 장관직에서 내보낼 때까지 이어진 것 같다.

2년이 지나고,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를 둘러싼 최측근의 비리가 터졌다.
정확히 비슷한 서곤이 주요 정당 두 곳에서 거울처럼 터졌고,
당연히 이를 비교한 기사가 날 수밖에 없었다.

PSOE에서는 당 대표가 연설에서 직접 그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즉각 진화에 나섰고, 이윽고 '24시간 이내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을 것'을 권고하는 대변인의 의견 표명까지 있었다.

어떻게 발생했건, 누가 책임을 지게 되든 비리에 대한 대응은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La lucha contra la corrupción ha de ser implacable, venga de donde venga y caiga quien caiga.

그리고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는 놀라운 선택을 하는데, 국회의원직(acta de diputado)을 내려놓지 않은 채 PSOE 당을 탈당하여 무소속(Grupo Mixto)을 선택한 것. 이미 PSOE에 들어오기 전 청소년 시기에 공산당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었고, 입당 초기에도 그러한 배경에 대한 비판을 많이 받았던 터라 PSOE 당 내부에서의 지지가 없었던 것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것일까.

“No acabaré mi carrera como corrupto cuando soy inocente”
"저는 무고하기에, 부정한 사람인 채 정치 인생을 마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약 25분에 걸친 입장 발표를 통해 그는 명확히 자신이 직접적으로 기소당한 사안은 없으며, 부정한 방식으로 수익을 갈취한 바도 없음을 다시금 밝혔다. 또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지 않는 것이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해 얻는 금전적 이득(월급)이 아니라 자신을 변호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됨을 명확히 밝혔다.

직후 아발로스는 수많은 인터뷰를 하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결국 모든 것은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지게 되겠지만 동일하게 팬더믹 시기 마스크 공공 조달을 통한 최측근의 비리가 대두되는 와중에, PP와 PSOE의 인물 모두가 당 차원에서의 압박에 대해 직접적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모습까지 보고 있자면 근본적으로 이 나라의 문화가 개인의 무고함을 끝까지 주장하는 데 큰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라면 정치란 무릇 어디서든 뻔뻔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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