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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ul 29. 2021

"Snow Cake (2006)"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Give me my detonators."

라고 말하는 한스 (Hans)의 영국 발음이 생각나시나요? Die Hard 1 (1988)의 악역을 한 Alan Rickman의 대사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목소리 top 10에 들어가는 이 배우가 출연했던 영국/캐나다 합 독립영화인 "Snow Cake (2006)"을 소개합니다. 이 영화는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 또는 주목받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목받기엔 너무나 춥고 먼 캐나다의 어느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참 잘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my kind of movie 지요.


Alan Rickman 은 고인이 되셨지만 제가 참 존경하는 분으로, 첫사랑이었던 high school lover와 20대 초반에 결혼한 후 한 번의 외도도 없이 한 사람만을 사랑하신 분이랍니다. 아무리 바빠도 외박도 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셨다는 그의 아내인 Mrs. Rickman의 회고가 있었지요.


영화를 조금 소개해드리면: 아들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초래한 사람과 심하게 다투던 중 그가 뒤로 넘어져 사망하게 되고 그 결과 살인죄로 몇 년간의 형을 살고 나온 영국인 Alex, 새로운 삶을 홀로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 전 캐나다에서 렌터카를 빌려 짧은 여행을 시작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점심때가 되어 어느 국도의 한적한 diner에서 커피를 마시며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던 중, 아주 밝은 성격의 젊은 여성이 그의 앞에 등장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Vivienne.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정성스럽게 돌보지만 언제나 밝고 맑은 삶을 살던 20대의 여자입니다. 먼 도시까지 가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산 후 다시 집에 가기 위해 추운 길가에서 hitchhiking을 하려는 Vivienne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와 같이 하는 것을 결코 좋아하지 않지만, 추운 거리에서 서있는 그녀가 불쌍해서 가는 길에 집에 가까운 곳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Alex, 그리고 그 후 몇 시간 동안의 동행. 하지만 가던 도중 어느 트럭 운전사의 실수로 큰 자동차 사고가 나게 되어 Vivienne 이 그 자리에서 세상을 뜨게 됩니다. 괜히 이 아이를 차에 태웠다는 죄책감에 이 젊은 여자의 어머니인 Linda를 찾아가게 되지만 Linda는 자폐증 환자입니다. 눈으로 만든 케이크를 참 좋아하는 독특한 사람 - 자폐증 환자이지만 남에게 피해는 절대 주지 않는 사람이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매우 꺼려합니다. 하지만 Alex는 이러한 Linda 와도 곧 친구처럼 가족처럼 가까워지게 되며 소수이지만 그 동네 사람들과도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렇게 우연히 만난 사람들 간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이 영화의 배경인지, 아니면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캐나다의 시골 동네와 추운 겨울날의 풍경과 분위기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와 배역, 그리고 주변 prop들이 참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영화로, 이렇게 그려낸 감독의 구도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 영화입니다.


캐스팅도 마음에 듭니다. 극작가 및 감독이 처음부터 주연 배역으로 Alan Rickman  그들의 first pick으로 생각했고, Mr. Rickman 이 발산하는 분위기에 맞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 사항을 고려하였다고 하더군요. 이런 케미스트리가 가장 빛나는 부분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Linda 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는 Alan Rickman 이 마을 입구에 잠시 차를 세우고 석양을 바라보며 보여준 옅고 쓸쓸한 미소의 의미가 아마도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외롭지만 따뜻" 사람들의 이야기 통해 '삶이란 게 (선하고 정직한 사람이 적은 수라도 존재하는 한) 어찌 보면 가치있을 수 있다는 것말해주는 듯 하지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중 top 10에 속한 유일한 독립영화지만, 주연은 A급 배우들인 Alan Rickman (제가 좋아하는 5명의 남자 배우들 중 하나)과 Linda 역으로는 Sigourney Weaver 가 출연했으며, 영화가 시작된 후 15분 만에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Vivienne 을 연기한 Emily Hampshire 도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명대사가 하나 기억납니다. Rotten Tomatoes에서도 같은 대사를 언급했군요 (FYI, I hate those comments, criticisms, and all they write on Rotten Tomatoes):


Linda: You are a very selfish man, Alex.
Alex: I'm not selfish. You are just unreasonable.
Linda: I'm autistic!
Alex: Well, it's the same thing.



- A trailer of the movie

https://www.youtube.com/watch?v=Q43v1qbYpCE


- An interview with Alan Rickman

https://www.youtube.com/watch?v=akMMw0XG2Jk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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