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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ul 22. 2024

안개가 끼면, 누가 남을까요?

지나가는 생각들


1937년 12월,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첼시 풋볼 클럽과 찰턴 애슬레틱 FC의 축구 경기 도중 짙은 안개로 인해 경기는 60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찰턴 FC의 골키퍼 샘 바트람은 경기가 중단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15분 동안 계속 골문을 지켰다고 하는군요. 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관중의 소음 때문에 심판의 휘슬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팀 동료들이 상대 골문 근처에서 있다고 믿었던 그는 두 팔을 쭉 뻗고 서서 짙은 안개 속에서 골문을 지키는 데 온전히 집중했습니다.


15분 후, 현장 경찰이 그에게 다가와 경기가 15분 전에 포기되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에 깊은 슬픔에 빠진 샘 바트람은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내가 게이트를 지키고 있을 때 친구들이 나를 잊어버린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인생의 게임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주변 많은 사람들의 목표를 부지런히 지키고 지지하지만, 상황이 안개처럼 흐려지면 일부는 우리를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 당신의 뒤를 지켜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된 인정과 감사를 한 적이 있는지 또한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남편, 아내, 자식, 형제자매 또는 타인이지만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가족보다 더 당신을 아끼는 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존재가 신 (God) 일수도 있지요. 그 사람이 떠나기 전, 꼭 그의 존재가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저런 관계속에서 홀로 사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가장 큰 축복일수도 있겠지요. 홀로이 강하게, 그리고 외로움을 모르고 사는 삶을 상상해보고 있으면 1995년작 Se7en 의 강력계 반장 Somerset (Morgan Freeman 이 연기) 이 떠오릅니다. 특히 그가 Dante 의 책을 읽으며 늦은 밤 도서관에 앉아있는 장면이 떠오르지요. 사람과의 struggle 이 아닌, 사람과 tangle 되지 않은 상황과의 싸움이라면 사실 삶이 어렵지는 않겠습니다.




- July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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