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milla Apr 11. 2016

초코초코무한초코사랑
​[브라우니 쿠키]



평소 뭐든 잘 참고,  잘 넘기는,  딱히 긍정적이랄 것도 없이 무던한 내  성격은,  제가 생각해도 참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물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격한 반응을  보이지만,  싫어하거나 화가 나는 일엔 그냥 덤덤한  척(?)하려 애를 쓰는 편인데요.  사실은 욱!!!하고 치받거나(요즘 한 CF에서 여인네가 신동엽씨 뺨을 향해 날려주시는 “싸다구~~~”를 외치고픈 건 전데 말이죠.),  화가 눈동자로 몰려 눈물이 벌컥 쏟아질 것 같은  임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미소(물론 씰룩거리는 입술은 결코 숨길 수 없지만)로 이해하는 척,  용서하는 척,  아량 꽤나 넓은 축에 들어가는 척하지만 그 이면에는  호수 밑 백조의 무한반복 되는 발놀림처럼 며칠 밤을 끙끙 앓고,  씩씩대며,  벌떡벌떡 잠 못 이루는 밤이 지속되는  편이죠.  개성(?)  같은 천성 때문에 몸과 정신세계가 고생인  게죠.  이제는 그도 적응됐는지,  화가 날 때면,  그래,  이도 지나가겠지,,,라며 스스로 며칠만 참자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물론 뒷골은 문득문득 당겨,  뒷목을 잡긴 하지만 말이죠.      


그럼,  제가 이렇게 기나긴 서두를 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지지”하는 이를 위해서는 많은 것을 쏟아 부을 준비를 하게  됩니다.  나에 대한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서  말이다.  또 한 가지,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누군가를 위해서도 그에게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게 되죠.  하지만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아끼지 않은 시간들을  외면당했을 때,,,  아낌없는 노력은 아낌없는 분노로 바뀌게 된다는  사실!  두둥!!!  이렇게 기나긴 서두를 쓴 이유는 바로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아끼지 않았던 시간들이 외면당했고,  그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기에 개성 같은 천성을  지닌 채 무던한 척,  홍어도 아닌데 속으로 삭히고 있는 나를 위해 분노의  타이핑을 하고 있는 것이죠.  ^^;;; 이럴 땐 달달한 냄새가  제격인데요.  아마 오븐 돌릴 준비는 이미 분노가 시작될 지점부터  필연적으로 예감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에요.   





기분 업,  사랑 업,  엔돌핀 업,  시키는 초콜릿!,  아즈텍과 마야인들은 초콜릿 음료를 마시면 힘이  생긴다고 믿고 있었고,  왠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사랑의 연결고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스멀스멀 초콜릿을 젓고 있다 보면 마법 같은 기운이  내게도 다가옴이 느껴지는데요.  초콜릿하면 여러 가지 영화가 있지만 그 중 최강은  제목 자체 초콜릿임을 강조하고 있는 영화 <초콜릿>,  여주인공 줄리엣 비노쉬가 만든 초콜릿을 먹고 나면  모든 이들이 동화처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자신 역시 조니 뎁과 달달한 사랑에  빠져버리죠?  초콜릿 속에는 페닐에틸아민이라는 물질이 도파민을  분비시켜 맥박을 뛰게 하고,  오피오이드라는 물질을 생성시켜 기분을 좋게 해  준다니,  기분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분명한 것  같네요.  음,,,  화가 날 때 초콜릿 생각이 간절해지는 이유가  있었네요,,,  자자,,  각설하고,  초콜릿 듬뿍 들어간 초코 브라우니 쿠키를 만들어  볼까요?  초콜릿으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은 될 수 있으면  무한 적어놓으세요.  화가 더해질수록 초코 양을 점점 많이 넣는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스트레스 해소엔 그만이니까요.     


# 초코초코  무한초코사랑!  초코칩  쿠키






재료:  초콜릿 170g,  초코칩(화이트 초코칩,  민트 초코칩,  다크 초코칩 등등 대체 가능)  170g, 버터 120ml,  계란 2개,  설탕 120ml,  중력분 80ml,  코코아 가루 60ml,  베이킹 파우더 1ts,  바닐라액 1+1/2ts,  소금 한 꼬집





1.  초콜릿 170g과 버터를 팬에 중탕으로 녹여주세요. 

(음,,,  중탕이 귀찮아,,,싶다면,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리고 확인하면서 녹여주세요.) 

2.  계란과 설탕은 핸드 블랜더로 섞어  주시구요.  잘 섞일 수 있게,,, 

3.  바닐라액,  그리고 초콜릿과 버터 녹인 것도 같이  섞어주세요. 

4.  체 친 가루류,  초코칩 넣어(이 때 집에 있는 견과류 적당히 넣어주셔도 좋아요~)  섞고 

랩 씌워 냉장고행~  (이대로 오븐에 넣긴 너무  질척하거든요.) 

5.  30분 정도 냉장고에 놔두고 꺼낸 후 아이스크림  스쿱 작은 거 있음 그걸로 뜨시구요. 

아님,,  밥숟가락으로 한 스푼 정도?  간격을 두고 오븐판 위에  올려주세요. 

(대부분 한꺼번에 구울 수 없는 오븐일 테니,,,   

구워질 동안 남은 반죽은 다시 냉장고로 직행해 주세요.  질척해지지 않게,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텍스쳐는 요 정도~입니다. 초콜릿 케익 같죠?  ^^)






6.  17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2분에서 15분 정도 구워 주시구요. 

(전 12분 정도 구웠어요.   

브라우니 맛을 강조한 쿠키니 쩐득하면서 촉촉한 맛을 더더더  즐기려구요.) 

7.  다 구워진 초코칩 쿠키는 팬 위에서 완전히 식힌 후  식힘망 위에서 다시 식혀주세요. 

급한 마음에 옮기다가 다 부서질 수 있으니까요. 

8.  다 식힌 후엔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일주일은  거뜬합니다.






오며가며 초코칩 쿠키 하나 입에 베어 물다보면 어느새 분노는 사그라지고 마음 다독이며 또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는 절 보게  됩니다.  문득 박민규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중 적어놓은 글귀가 떠오르네요.    


“인생은 결국,  결코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이 -거듭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몇 가지의 간단한 항목으로 요약되고  정리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  실은 그래서 기적이다.”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그래요.  잘 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지금도  버티고,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기적 같은 우리 삶이 가끔은 서글프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며가며 먹는 집어 먹을 수 있는 초콜릿 쿠키 같은  달달함은 언제나 내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마법 같은 삶이라 얘기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이전 13화 점심반주, 그립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