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귀찮을 법도 한 질문에 항상 그렇게 대답했다.
7살 무렵의 나는 달이 자꾸 나를 쫓아오는 게 신기하면서 무서웠다. 유난히 보름달이 밝은 밤이면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었다. 달이 나를 왜 쫓아오는 걸까. 누군가에게 말하면 달이 감았던 눈을 부릅뜰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어느 날, 용기를 내서 물었다.
"엄마, 달이 자꾸 나를 쫓아와. 왜 그래?"
엄마는 내 질문에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미소와 함께 이렇게 대답했다.
"달이 너를 참 좋아해서 그래. 참 좋아해서 낮에는 부끄러워서 숨어있고, 밤에는 몰래몰래 쫓아오는 거야. 옛날에 엄마가 너만큼 어렸을 땐, 달이 엄마를 좋아해서 쫓아왔었어."
그때부터 나는 어두운 밤이, 밝은 빛으로 나를 쫓은 달이 무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