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평생 예민쟁이로 살아가기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저) 독서일기 1

by 바다에 지는 별

부산에 볼 일이 있어 잠시 일을 보고 부산에 정착 중인 딸과 저녁식사를 했다. 대화 중에 본인의 예민함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질문이 날아왔다. 자신의 그런 성격 불편하고 너무 싫다는 것이다.


나 또한 오랫동안 숙제였던 질문이었고 최근에서야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었기에 내가 아는 한 답을 해 주기로 했다.


천성으로 태어난 나를 싫어하기보다 다른 각도로 자신의 성격을 해석해 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예민한 성격은 어떤 상황에서 깊게 상흔이 남고, 그 기억으로 오랫동안 볼쾌하고 마음이 불편하다.

그것은 그만큼 관계에 진심이었다는 사실에 만족해 보기.


그리고 사회생활에서는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누구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업무의 숙련도는 올라가고, 주위 분위기 파악이 빨라 좀 더 유연한 사회생활이 되는 쪽으로 해석해 보기.


대신 거기서 오는 부정적인 압력을 푸는 활동들은 꼭 찾을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자꾸 못난이 취급하면서 나 스스로를 밀어내지 말고 자신의 편이 되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나를 무지막지하게 밀어내고 미워했었던 시간이 있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마음의 상처가 생기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딸은 나와 같은 실수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희망을 담아 이야기해 주었다.


남은 인생의 시간 동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 자신과 화해하고 가까워질 시간이 남았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 딸에게도.

예민한 사람일수록 싫어하는 것이 많다. 우리는 천성적으로 부여받은 예민함은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는 능력이어야 한다. 자기 주위에 벽을 쌓는 쪽으로 그 재능이 사용되어선 안 된다. 우리를 상처 입히고 고립시키는 것은 우리의 예민함이 아니라 그 예민함으로 발견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예민한 영혼으로 태어난 것은 신의 실수가 아니라 축복이다.

중략

예민함은 바로잡아야 할 심리 상태가 아니라 특별한 재능이다. 섬세한 감각으로 다른 이들이 놓치는 현상의 이면을 보고, 울림 잇는 내면세계를 가지며, 문학과 예술에 감동받는다. 그런 사람은 타인에 대해서도 뛰어난 감응력을 갖는다. 예민한 사람은 그 예민함으로 인해 고통받기도 하지만 그 예민함 덕분에 세상을 더 심층적으로 바라본다.

중략

당신이 싫어하는 것 백 가지를 적어보라. 그러면 그 싫은 것들이 당신 주위를 에워쌀 것이다. 그 대신 좋아하는 것 백가지를 적어보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 하루하루를 채워나갈 것이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저) 31페이지에서 발췌-
keyword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