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하게 산다는 것(게랄트 휘터 지음) 책 리뷰
이 책은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도서이다. 작가인 게랄트 휘터는 뇌과학 연구자이자 독일의 신경생물학자로서 책의 내용에도 인간의 존엄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책을 펼치면 "당신의 죽음이 존엄하길 원한다면 먼저 삶이 존엄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강렬한 문구로 책은 시작한다.
*존엄이란 무엇인가?
그러면 존엄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면에 확신으로 뿌리 박혀 한 사람에게 인간으로서의 특성을 부여하며 그 고유의 인간됨이 행동으로 표출되도록 만드는 관념이라고 한다. 즉 그 어떤 것에서도 본래 자신의 모습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지켜내야 할 존엄을 위협받는 것은 가까이에 있다. 그것은 기업들이 목적이 분명한 광고로 소비자들을 공략해서 끊임없이 소비하기를 강요하고 세상의 모든 일이 우리와 관련이 있는 듯 여기게 만드는 스마트폰 사용이라고 주장한다.
그로 인해 우리 뇌는 사용 가능한 정보를 폭식하고 더 나아가 쓸데없는 일에 간섭하느라 정작 자신을 돌볼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타인에 의해서만 나의 존엄은 위협받는가?
*스스로에 대한 존엄은 의무
칸트에 따르면 존엄이란 "인간을 다른 창조물들로부터 구분되게 하는 것"으로, 모든 인간은 "자신의 인격 속에서도 자신의 존엄성에 위배되지 않을"의무를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존엄은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타인에 의해서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함부로 대할 때에도 상처를 입는다. -73쪽에서 발췌-
위의 칸트가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존엄하게 대우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내가 대하 듯이 내 스스로를 똑같은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여기서 다시 칸트의 '도덕형이상학 정초'에서는 인간은 인류 자체로 존엄하며 그 자체가 목적이며 그 어떤 이유로도 수단이 될 수 없음을 한번 더 강력하게 주장한다.
'인간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또한 틀리지 않다. 만약 그러한 상황에 노출될 때에는 애정과 소속감뿐 아니라 주체성과 자유를 원하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무너뜨리며 이때 활성화 되는 뇌의 영역은 우리 몸에 문제가 생겼을 때 활성화되는 곳과 같은 영역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이라고 말한다.
*한 번도 존엄한 적이 없었던 공교육
아이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가정에서든 교육기관에서든 아이가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받는 경험을 돕는 부모나 교육자는 많지 않음을 작가는 또한 지적하고 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교사의 기준에 따른 평가를 받고, 전문적인 교육의 대상이 되며, 학습에 대한 도전을 받기만 할 뿐 진정한 존중과 존엄을 경험하기 힘들다고 작가는 우려를 표명한다.
결국 이러한 경험은 아무리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지도를 받아도 배움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고 진정한 공부라는 것에서 더욱 멀어지게만 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교육자들 또한 자기 존엄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에 대한 결론이라고 말한다. 교육자들이 그렇지 않았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규칙을 만들었을 것이고, 다른 교과과정을 개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요한 존엄함은 반드시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제대로 된 교육으로 존엄함의 가치가 제대로 세워질 때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진정성 있게 대우를 받는 느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존엄으로 시작해 건강한 관계에까지 이르게 될 때 뇌의 에너지 소비도 자연히 줄어들고 오히려 에너지가 충전된 것 같은 기분을 갖게 되면서 움직이고 싶고, 살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작가는 글을 맺는다.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보기로 하다.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존엄한 삶이란 말은 생소했던 것이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작가의 말처럼 존엄함과는 거리가 있는, 오히려 모멸감과 유착되다 시피한 내 지금의 일상에서 만나게 된 책은 더욱 흡입력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외부에서 나를 상처 입혀도 스스로에 대한 존엄함을 지닌 사람이라면 그 어떤 사람도 나의 존엄함을 무너뜨릴 수 없음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깊은 전율이 일었다.
그리고 지금 50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거 공교육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 다 존엄함과는 거리가 상당했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과거의 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지금의 공교육에서도 과거와 그리 달라지지 않았음을 작가의 글과 함께 크게 공감하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머물러 있던 나의 생각에서 어떻게 존엄하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삶 쪽으로 마음을 한 걸음 옮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