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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정 Nov 12. 2017

#15. 우리는 광장파

광장을 채우는 음악소리가 쓸쓸하게 들린다.






사람마다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골목골목 숨은 감동을 찾아헤매는 '골목파’가 있는가 하면, 

호텔 밖을 벗어나지 않는 ‘호텔파’도 있고, 

쇼핑에 집중하는 ‘쇼핑파’도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 부부의 여행스타일도 

한층 분명해졌다. 


우리는 ‘광장파’다.           


여행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지칠 때면, 

우리는 어김없이 광장에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고, 

감동을 발견했다. 


피렌체의 시뇨리아광장이 그러했고, 

베니스의 산마르코광장이 그러했다면, 

로마에는 나보나광장이 있었다. 



광장의 사람들은 한껏 들떠 있었지만, 

카페 한켠에서 턱을 괴고 

그들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여행에서 느꼈던 복잡한 감정들이 

차분히 정리되는 듯하다. 


광장을 채우는 음악소리가 쓸쓸하게 들린다.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런 가 보다. 

이 광장은 가을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일몰감상에는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한여름 오후의 빛나는 로마도 눈부셨다. 


테베레강을 옆에 끼고, 

산탄젤로성을 거쳐 

바티칸시국까지 걷는 길이 

참 아름다웠다. 


하나를 실패하면 

또 하나의 감동을 배우는 것이

여행의 셈법인가...







2016년 여름, 두 아들 떼어놓고 
무작정 아내와 단 둘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에서 담아 온 여행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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