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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안나 Jun 08. 2022

어떻게 서비스 기획자가 되었는가

경제학과 학생이 IT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까지

 어느새 경력이 쌓인 7-8년 차 서비스 기획자가 되었다.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IT업계에서 일할 것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대학교에 입학해 2학년 때 경제학과를 선택했고 그 이유는 단순했다. 개인적으로 수학을 좋아했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과들 중에서 경제학과는 그중에서 가장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어 좋아했다.(물론 경제학이 철학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한 건 한참 뒤였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미래의 나는 무슨 일을 할까'라는 고민이 항상 있었다. 


첫 시작은 알바부터

 내가 처음 IT업계에 닿은 건 알바를 시작하면서였다. 알바 사이트를 통해 IT 콘텐츠 운영 관리 공고에 지원했고, 처음 본 다대다 면접에서 얼굴이 빨개져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신기하게도 면접에서 통과되어 약 3개월 동안 IT 서비스를 처음 업무적으로 경험해 보았다. 

 이후 구인구직 서비스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이때 처음으로 서비스 기획을 알기 시작했다. 기획자는 서비스의 어떤 부분을 고민하는지, 디자이너와 개발자랑 어떻게 일하는지, PV(Page Views: 접속자가 둘러본 페이지 수)/UV(User Views: 중복을 제외한 순방문자 수) 등 용어를 배워갔다. 이 시기에 점차 회사 생활과 서비스 기획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웹에이전시, 내 성향과 다른 길

 그 뒤 서비스 기획을 직접 해보고 싶어 웹에이전시에 입사했다. 하지만 내 성향과 크게 달라 오래 다니지 못했다. 제한된 기간 내에 작업물을 만들어야 하고, 그 작업물을 고객사에게 납품하고 손을 뗀다. 급한 일정으로 서비스의 질은 전반적으로 낮았고, 서비스 고도화 혹은 확장성은 전혀 고려할 수 없었다. 오래 다니진 못했지만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 검토부터 서비스 출시까지 전체 사이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진정한 서비스 기획의 시작

 이후 이직한 회사는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는 B2B 회사였다. 고객사 관리도 하고, 일반적인 커머스와 투어 등 다양한 상품을 다루는 회사였다. 이곳에서 서비스를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신규 서비스를 오픈했을 때 기존 서비스에 사이드이펙트는 없는지, 작업량 대비 최적화된 프로세스는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 보고 다른 기획자 혹은 디자이너/개발자와 고민을 이야기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또한, 내가 담당하는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때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다만, B2B 회사이기 때문에 고객사가 원하는 특이 기능들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었고, 일반적인 IT 트렌드에는 뒤처져 있었다.


서비스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이직

 그래서 현재의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대고객 서비스를 하는 회사이며, 나는 그중에서 투어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기획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를 확장하고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잘하는 분야를 깨닫게 되고 내게 부족한 점도 알게 된다. 이와 함께 내가 하고 싶은 서비스도 명확해지고,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잘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진다.



 서비스 기획자가 된 발자취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디자이너/개발자에서 기획자로 전향한 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우연한 기회로 서비스 기획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다. 내가 서비스 기획자가 되었던 것은 우연히 찍은 '점'들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던 것은 이런 점들이 모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경력이 쌓였지만, 아직 내가 모르는 분야도 많고 내가 아는 분야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앞으로도 나는 이런 과정 속에서 '더 나은 기획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기획자들 속에서 '기획자 최수진' 이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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