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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Apr 10. 2021

국민 건강관리, 과세가 가장 효과적인가? : 설탕세

어려운 단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에는 당류가 들어 있는 음료를 제조하고 가공 및 수입하는 회사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에 당류 음료 제품 관련 사업자들에게 부과하려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제도는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된 1995년부터 시행되었다. 2001년 12월부터 담배사업자만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담하고 있었는데 이번 법안이 개정되면 당류 음료 제품 사업자들도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이러한 추세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시점은 2016년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각 국에 비만과 당뇨예방을 위해 설탕세 도입할 것을 권고해왔다. 비만 어린이가 전 세계에 1억770만명이 있다는 점을 공개하며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진단한데서 비롯됐다. 노르웨이와 헝가리, 핀란드, 프랑스, 멕시코, 칠레 등 이미 설탕세를 도입해 시행 중인 나라들에 이어 2017년 이후에는 태국과 미국(필라델피아시), 영국, 아일랜드,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등에서 차례로 설탕세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1일 총 칼로리 섭취량의 10%를 초과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고혈압 ·당뇨병 발병율이 각각 66%, 41%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최근 국내 고도비만율이 증가 중이며 특히 20세에서 39세 중 BMI(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사례는 10년간 4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당뇨 유병률은 13.8%(2018년 기준)이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당 섭취를 줄이자는 취지로 발의된 설탕세이지만 실질적인 국민 건강 증진에 설탕세 도입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렇게 설탕세 도입에 대한 찬/반 토론을 준비하다 보면 건강 또는 질병과 관련된 여러 전문 용어나, 어려운 단어를 접하게 된다. 이 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대부분의 청중은 토론자에 비해 주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토론자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 주장을 펼칠 경우, 청중은 토론자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토론의 주된 목적은 상대측 토론자뿐만 아니라, 청중을 설득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청중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낯설고 어려운 단어를 말할 때는 그 의미를 설명해야 합니다."   

-토론, 설득의 기술 p.241  



논제가 "한국도 설탕세를 도입해야한다." 인 경우, 설탕세 도입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고혈압과 당뇨병의 발병율, 당뇨 유병률, BMI(체질량지수)에 대해 그 의미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반대측에서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나 설탕세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에 더해서 해석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의 핵심이 되는 비만과 당뇨 관련 어려운 용어에 대해서 찬성 측과 반대 측은 다음과 같이 각각 자신의 입장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양측의 주장을 강화하는 특징을 제시하여 해석할 수 있다. 

    


찬성 측의 경우에는 먼저 BMI에 대해서 설명해주어야 한다.


"비만은 키와 체중의 상관관계를 지표로하는 BMI(체질량지수)로 판단을 합니다. 한국의 경우에 BMI 수치가 25이상이면 비만인데 평균적으로 한국인의 30% 는 비만이며, 6%는 BMI 수치가 35 이상인 고도비만에 해당합니다. 한국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입니다."  

그리고 BMI를 기준으로 비만인 경우 당뇨병과 관련하여 왜 위험한지 추가적인 해석을 덧붙인다.      


"비만인 경우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당뇨 유병율이 2.5배와 2배 높습니다. 정상체중인 사람은 1000명중 138명이 당뇨병에 걸리는데, 비만인 사람 1000명중 345명이 당뇨질환을 앓으며, 고도비만인 사람 1000명중 552명이 당뇨에 걸립니다. 이미 한국의 연간 1인당 설탕소비량은 30.6kg으로 비만의 나라 미국의 1인당 연간 설탕 소비량인 33.1kg을 뒤쫓아 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만과 당뇨의 원인이 되는 설탕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세계 각국에서 실시해서 그 효과가 입증된 설탕세를 한국에서도 도입해야 합니다."     



반대 측에서는 국내에서 비만을 판단하는 BMI(체질량지수) 기준 수치가 세계보건기구(WHO)를 따르는 세계기준 수치와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고, 비만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BMI지수 25를 비만 기준으로 삼는데, 세계기준은 30입니다. 세계기준을 적용했을 때 국내 비만 유병률은 5.3%로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3.7%로 가장 낮은 일본 다음으로 낮습니다. 그래서 비만문제의 심각성을 이유로 설탕세를 부과하자는 것은 과연 타당한지 제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뇨병의 경우 설탕(과당)의 과다섭취가 문제인 것은 인정하되, 설탕섭취를 줄이는데 '설탕세' 부과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예를 들어 추가적으로 해석한다.     


"다음으로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설탕섭취가 증가한 식습관의 변화가 원인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다만 설탕세를 도입했지만 결국 폐지했던 덴마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설탕세를 부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오히려 서둘러서 실패했던 제도를 국내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도입해서 값 비싼 댓가를 치르는 것 보다 설탕세 이상으로 더욱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신중해야 할 때입니다."     



이처럼 토론에서 핵심되는 쟁점에 사용되는 어려운 단어는 그 의미를 잘 설명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용어의 의미가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도록 특징을 해석한다면 청중을 설득하는데 효과적이다. 토론 준비 노하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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