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얼디베이트 Sep 07. 2021

‘국대’를 토론으로 뽑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토론 배틀

지난 6~7월은 대한민국이 토론의 열기로 뜨거웠다. 그 이유는 바로,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변인을 뽑기 위해 ‘토론 배틀’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주요 당직에 경쟁 선발제를 도입한다고 언급하며, “6월 중으로 토론 배틀을 열어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 부대변인을 선발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공약을 기반으로 지난 6월, 이 대표는 ‘나는 국민의 힘 대변인이다’를 줄여 ‘나는 국대다’라는 제목으로 토론 배틀 신청자를 받았다. 


국민의 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1차 모집에서는 총 564명이 지원하여 1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기소개 동영상과 6.25전쟁 71주년 논평,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과 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한 영상 평가로 150명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 2차에는 압박 면접을 진행하여 총 16명이 통과, 이후 16강, 8강, 결승으로 토론 배틀이 이루어졌다.      


이 토론 배틀이 우리 사회에 의미가 있는 이유는, ‘토론을 통해서 대변인을 뽑겠다’라는 이 대표의 도전에 국민의 많은 관심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많은 지원자 수와 엄청난 경쟁률뿐만 아니라, 국민의 참여 또한 이례적이었다. 결승전 평가는 심사위원과 국민 투표로 이루어졌는데, TV조선에 결승전이 생중계될 당시 문자 투표 건수가 6만 6500건 이상이었다. 즉, 6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직접적인 참여를 한 것이다. 토론 배틀의 시청률 또한 평균 4.9%(닐슨코리아)로, 이는 당일 종합편성채널 수도권 시청률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이다. 이러한 관심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결승전 같은 경우 유튜브 실시간 방송에서 3만 명이 동시 시청을 하였고, 2021년 9월 기준 16강 영상의 조회수는 42만회, 8강은 33만회, 결승전은 25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 힘에서 시작한 공개 선발 방식 인사 제도가 국민에게 인정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토론 배틀과 무한 경쟁 시스템 선발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비판에 대한 핵심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토론 능력이라는 한정된 기준으로 정치 활동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

2) (토론 배틀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토론을 싸움으로 붙여 접근하는 시각이 바람직한가

3) ‘실력과 능력을 갖춘 소수가 세상을 바꾼다’는 엘리트주의에 기반한 무한경쟁시스템 채용 제도가 오히려 기회의 양극화를 만들지 않는가


이러한 근거들은 국민의 입장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쟁점들이다. 추후 토론 배틀이 진행될 때 성숙하고 올바른 방향의 토론을 이끌기 위해서는 토론 배틀을 주최한 국민의 힘 측과 우려를 표한 반대 측, 그리고 국민 모두가 토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한다. 모두가 토론의 정의와 전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라보게 된다면, 토론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성숙하고 발전된 토론 시민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이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토론은 ‘이기기 위한 말하기’가 아니다. 

토론이란, ‘대립하는 의견을 가진 양측이 상대방이나 청중을 설득하는 말하기’이다. 

즉, 토론을 이기기 위한 말하기가 아닌 청중을 설득하기 위한 의사소통의 말하기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토론의 정의 안에 담겨 있는 아래의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 사람들은 본인이 살아온 경험이나 지식 또는 그를 바탕으로 한 추론을 통해 의견을 가지게 된다.

-토론 설득의 기술, p.10





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토론의 전제에 대해 알아보자.     



토론은 ‘상대주의’를 전제로 한다.
상대주의란, 어떤 지식이나 의견의 옮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절대적이고 보편타당한 기준은 없다.’라는 생각이다. 
-토론 설득의 기술, p.15       
        


이러한 전제를 두기 때문에 토론은 양측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첨예한 갈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경험하는 감각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 경험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사람이 가지는 지식과 인식 모두 서로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즉, 토론이 ‘설득하는 말하기’임을 염두에 두고, 이기기 위한 말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고 국민을 얼마나 설득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토론 배틀’이 비판받고 있는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우리나라에 토론을 통한 긍정적인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토론에 대한 더 많은 자료는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BTS RM은 어떻게 말하기를 연습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