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 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45
Sydney, New South Wales
Australia
언젠가, 어디선가, 어떤 상황에서라면,
내가 완전해질 수 있을 거라는 꿈.
그게 길 위에서 꾸는 꿈이다.
나 자신 만으로도 너무 충만해서
더 이상 길에 나서고 싶지 않은 날이 올 거라는 꿈.
언젠가는 모든 것이 나아질 거라는 꿈.
어디선가는 한점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꿈.
그런 곳이 존재할 거라 믿는 것도 꿈의 한 조각이겠지.
요즘은 두 달 후에 동생이 호주에 도착하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거라는 꿈을 꾼다.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더 이상 가고 싶은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지나가며
누구한테 말하면 좋다고 함께 가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뭔가 해 먹고 싶어도 혼자라서
해 먹느니 사 먹는다는 귀차니즘도
퇴치할 수 있을 거라고.
그래, 동생이 오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야.
약간은 허황된 꿈이라고 해도 깨고 싶지가 않다.
기대에 부푼 가슴에 작고 뾰족한 바늘로
톡, 구멍을 내고 싶지도 않다.
그냥 이런 희망찬 기분을 즐기고 싶다.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달달함만 남기고 사라지더라도,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아.
이 길을 계속 가려면 달달한 게 뭐라도 있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