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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짱 Aug 14. 2020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 별

포세이돈, 아르테미스

1년 정도쯤 꾸준히 출석하는 독서모임이 있다. 돌아가면서 도서를 선정하고 사회를 본다. 이번 차례는 내가 지원을 했고 나는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 별이라는 책을 선정했다.    

 

최근(글을 썼던 당시..) 나의 관심사 중 하나는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미술교습소를 오픈한 나는 초보 원장으로서 상담을 매우 벅차 하고 있었고, 가끔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대화 속에서 너무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런 내게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열둘이라는 이 책의 부제는 책을 펼치게 만들었고, 나는 타인을 이해하고 싶어서 읽은 이 책을 통해서 남을 이해하기보다는 나의 모습을 좀 더 살필 수 있었다.    

 

그동안은 그리스 신화에 별 관심이 없어서 딱히 좋아하거나 관심을 가진 신(인물)이 없었다. 총 14명의 신이 나오는데, 그중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신은 포세이돈과 아르테미스다.

      

이들에 빗대어 바라본 나의 모습에는 장점도 보이고 단점도 보인다. 분명 단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가끔은 그런 걸 덮어놓고서는 장점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쉽게 입으로는 내뱉지 못하는 자기 자랑을 감히 신들에 빗대어 써보려고 한다.


포세이돈의 '이인자의 무의식'을 통해 욕망, 감성, 깊은 품, 투쟁을 알게 되었고, 아르테미스의 '직관의 활'을 통해 직관, 본능, 순수, 단순함을 보았다.  

   

포세이돈의 이인자의 무의식이라는 소제목은 재능에 대한 동경이 짙은 내게 충분한 관심을 끌만 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포세이돈의 열등감이 보였다. 동생인 제우스에게 그 좋은 하늘을 빼앗긴 포세이돈에게는 영영 따라붙는 이인자라는 꼬리표가 꽤나 마음 아플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그렇기에 엄청난 욕망을 가지고 투쟁하는 포세이돈은, 무언가 하나에 빠지면 푹 빠지는 성격인 내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목표를 이뤄 내기 위해, 욕망을 이뤄내기 위해 투쟁하는 포세이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두근두근 하다.

   

그 어떤 신보다도 감성적이고, 그렇기에 깊은 바다처럼 깊은 품으로 품어주는 바다의 신, 그러면서도 마냥 부드럽지는 않아서 욕망을 위해서는 생사를 건 투쟁을 하는 신     

이런 포세이돈을 보면서 나는 나를 보았다. '투쟁' 이 말은 어쩌면 나의 삶을 관통하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승부욕이 센 편에 속하는 데다가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늘 나보다 피지컬이 좋은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가진 재능의 한계가 보여 힘들었던 입시 미술도 결국 나는 시간을 들여 노력해서 성과를 이뤄냈다. 남들이 고 있을 시간에 내가 이뤄내고자 하는 목표에 시간을 투자해 얻어낸 나의 성과들은 감히 투쟁이라고 할 만큼의 것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쯤 생각하니, 내가 왜 그렇게 까지 노력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도대체 나의 무엇이 그렇게 까지 나를 움직이게 했을까? 고민 끝에 나온 나의 답은 ’ 책임감‘이었다.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는 나의 장점은 자연스럽게 나를 노력하게 만들었다. 내가 맡은 것들, 그리고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 스스로 당당하기 위해서 나는 늘 노력하고 투쟁을 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아르테미스는 내게 어떤 영감을 주었을까?      

아르테미스 하면 연결되는 단어들은 순수함, 직관 뭐 이런 것들이다. 아르테미스는 정복되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한다.

      

내가 여태 살면서 들었던 최고의 칭찬들 중에는 '겪어 봐야 아는 사람, 삶이 투명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제법 성질 꽤나 있을 것 같이 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꽤 순수하다.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그런 내 첫인상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은 살면서 수두룩하게 보아왔고, 이제는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내게 꽤 스트레스였다. 그런 내게 너는 겪어봐야 아는 사람이라는 말은 꽤나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알고 보니 순수하고 알고 보니 여린 사람이라고 하더라, 나는 꽤 섬세하고 여리다. 그러니 미술이라는 예체능 분야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나는 나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늘 되뇐다. 이건 부정적인 생각들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기도 하다.  

   

나는 목표 지향적이며 그만큼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꽤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쯤 자기 자랑을 했으면 되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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