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짱 Aug 21. 2020

답답한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정말로 답답해

내 생각처럼 흘러가는 게 없구나 싶은 요즘이다. 그래 모든 건 지레짐작하지 말아야지.. 그저 흘러 오면 흘러 오는구나, 흘러가면 흘러가는구나 해야 좀 덜 힘들 것 같다. 그래 내 주제에 무슨.. 예상하지 말고 노력도 좀 덜하고 대충 살자, 나 힘들다. 답답해

근데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다. 다방면으로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글을 쓰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도전하기가 겁이 날만큼 어려워져 버렸다. 어쨌든 나를 그대로 글로써 보여줬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그리 매력적이진 않구나 싶은 마음에 많은 고민이 된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하지? 대체 어떻게 쓰는 것이 잘 쓰는 게 되는 거지? 있는 그대로의 문장이란 게 좋다는 그런 듣기 좋은 말들을 순진하게 믿어버렸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내게 천직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과연 그게 맞는 생각이었을까? 결국 몇 년간 해왔던 것들을 다시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재미가 없다. 돈이라도 잘 벌면 또 모르겠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이게 코로나로 인해 잠시 그런 건지, 아니면 현재 나의 한계인 건지도 모르겠다.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하느니 일단 해보자고 도전한 선택이 어쩌면 틀린 선택이었을까?

나는 이제 어떻게 사랑을 주고받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나란 사람이 누군가를 만날 수나 있을까? 나는 이미 작년에 이제 더는 못 만나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는걸..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 용기도 없고, 사랑을 받을 만큼의 매력 또한 내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안 좋은 얘기들은 모두 내게 대입해서 생각될 만큼 나는 별로란 피해의식이 깊게 깔려있는걸.. 누군가 내게 다가오기만을 바랄 뿐, 아니 그것도 겁이 나서 누군가가 다가오면 나를 피해 가도록 만들지.. 피해 갈 기회를 주는 거지, 괜히 내 옆에 있다가 찔리지 말라고.. 그리고 그럼으로써 기대를 접어 나를 방어하는 거지

우울함이 이제는 좀 나아졌을까? 싶었지만 그것 또한 아닌 것 같다. 괜찮은 척할 뿐 괜찮지 않다는 누군가의 진단처럼 나 또한 그런 것만 같다. 언제라도 깨질 것만 같이 위태위태한 내 감정선들이 내가 보기에도 너무 불안한걸.. 이걸 드러낸다면 남들은 안 좋게 보겠지? 절대 드러내면 안 된다는 걸 이미 겪었기에 오프라인에서는 늘 밝은 척, 하지만 이제 그것도 지친다. 어쩌면 내 글을 읽고 감평한 작가님은 그걸 꿰뚫어 본 걸까? 억지로나마 희망적인 글을 적어낸 내 글들이 그래서 별로였을까?.. 아니 별로란 말은 안 했는데 내가 괜히 찔려서 그렇게 생각한 걸까?

난 너무 외로운데 이 감정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풀어지는 건지? 모임을 나가도 늘 가면 쓴 내 모습만 있을 뿐 편하지가 않다. 어딜 가도 마찬가지겠지? 뭐 나만 그러겠어? 나를 대하는 모두가 다 그럴 텐데.. 사람들 사이에서 진심으로 즐거워 웃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유튜브를 보면서 웃는 게 오히려 더 진실된 웃음에 가깝겠다.

망상 속에서 사는 건가 싶다. 나 혼자 이렇게 저렇게 드라마 써놓고 그리 생각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누군가를 싫어할 수도 있는 건데, 욕할 수도 있는 건데 괜히 선비 마냥 구는 건가 싶기도 히고, 노력도 안 하면서 잘하고 싶어 하는 그런 만화 같은 허상을 쫓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대체 뭔 말이 하고 싶어서 지금 이렇게 뭔갈 적고 있는 거지?..

속은 문드러지는데, 웃고 있기가 힘들다. 점점 이것도 어려워진다. 그나마 웃고 밝은 척이라도 해야 간신히 살 것 같은데 말이야

매거진의 이전글 이글루라는 노래를 듣고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