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짱 Aug 22. 2020

3년이 날아가버린 것 같아

미술 선생님

디자인 대학 졸업 후, 디자인은 정말 너무 하기 싫고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방황했다. 3학년이 끝나고 정말로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만두고 싶었지만, 아까우니 1년만 더 다니고 졸업하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꾸역꾸역 다녔다. 너무 우울한 1년을 보내고 나니 힘이 한 개도 없더라

원래는 트레이너를 하고 싶어 8개월 정도 잠깐 일도 해봤지만 사람을 잘못 만나 질려버린 탓에 다신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이지 아는 사람이 더 지독하구나 싶었다.

나는 여기저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돌리다 어쩌다가 아동미술학원에 입사해 2년 8개월을 근무하고, 너무 많은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힘들어서 그만두고도, 미련이 남았는지 작은 교습소를 오픈.. 8개월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만 놔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많은 돈은 못 벌었어도 아이들이 귀엽고, 더 성장할 내 모습을 그리며 재미있게 했었는데.. 결국 내가 원한 건 별로 이루지도 못했네..

뭔가 하나라도 마음속에 충족이 되어야 계속할 텐데, 돈도 재미도 성취감도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다. 돈은 생각보다 벌리지 않고, 전에 일하던 곳과 환경이 달라서 그런가? 뭔가 예전만큼의 텐션이 올라오질 않는다.


무엇보다도 함께할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나눌 동료가 없으니 외로움이 크다. 이게 제일 큰 문제다.

1500회가 넘는, 2000회에 가까운 수업을 하는 동안 쌓은 것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난 요즘 3년이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헛수고를 한 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화의 방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