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이기는 대화법
토론만 하면 매번 지는 기분이라 속상하셨다고요? 그런 분을 위해 19세기 독일의 전설적인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무조건 이기는 토론 방법 10가지를 소개합니다.
첫번째 원칙, 상대가 화를 내도록 유도하라.
이기는 토론의 첫 번째 방법은 화를 내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화가 나면 올바른 판단도 할 수 없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대놓고 안 좋은 평가를 하든, 말로 괴롭히든 상관 없습니다. 아주 뻔뻔하게 대하세요.
두 번째 원칙, 유식하게 들리는 허튼소리를 쏟아내라.
맞는 말만 할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속에 숨겨진 뜻이 있다고 믿거든요. 그럴듯하게, 빨리, 많이 하면 됩니다.
세 번째 원칙, 거짓되거나 증명되지 않은 전제를 이용하라.
이기기 위해선 허튼소리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필요하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상대를 홀리게 해야 하죠. 증명되지 않는 전제를 쓰는 것도 관계 없습니다. 들키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네 번째 원칙, 한 가지를 시인하면 전체를 시인한 걸로 밀어붙여라.
논리를 펼쳐나가는 중 상대방이 한 가지 사항이라도 인정한다면, 그로부터 도출되는 모든 내용을 인정한 거라고 간주하고 말합니다. 어차피 대부분 개별적인 질문만 기억하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주장하면 청중도, 상대도 그렇다고 믿게 될 겁니다.
다섯 번째 원칙, 청중에게 호소하라.
듣는 사람들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틀려도 일단 그럴듯한 주장을 해야 합니다. 반박하면 어쩌냐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상대방의 논리정연한 주장은 길고 지루해서 아무도 안 들을테니까요.
여섯 번째 원칙, 불리하면 삼천포로 빠져라.
토론 중에 불리하다는 느낌이 들면 재빨리 다른 화제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안에 어느 정도 연관된 주제로 넘어가는 것도 좋지만, 정말로 불리하다면 상대방의 개인사를 건드리세요. 상대방도 원래 주제를 잊고, 나를 공격하는 데 혈안이 될 테니까요.
일곱 번째 원칙, 내 결론을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게 하라.
결론을 내리려고 하더라도, 내 결론을 상대가 예측하게 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대화를 이끌어가는 도중 상대방의 정신을 혼란하게 만들어 내가 제시하는 여러 전제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씩 시인하게 만들어야 하죠.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온갖 술책을 시도할 겁니다.
여덟 번째 원칙. 마구잡이로 질문을 던져라.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질문을 마구잡이로 던지세요. 그러면 상대방은 도대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고, 결국 내 질문에 제대로 대비도 하지 못할테니까요. 우리는 그렇게 얻은 대답으로 우리가 원하는 결론을 내버리면 됩니다.
아홉 번째 원칙, 인신공격도 불사해라.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다면 인신공격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주요 쟁점을 떠나보내고, 사람들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이끌게 되니까요.
마지막 열 번째 원칙, 이미 승리한 것처럼 뻔뻔하게 행동하라.
내가 의도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마치 그 내용이 증명된 것처럼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상대방이 소심하고 지능이 모자라거나, 내가 지극히 뻔뻔한 태도와 괄괄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면 이 트릭도 멋지게 먹혀들어갈 겁니다.
아니, 근데 이걸 진짜 쇼펜하우어가 말했냐고요?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주장하려는 속성을 타고났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내가 항상 옳다’고 주장하는 인간의 태생적인 태도에 관해 가르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설명하죠. 그렇다고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요? 못 볼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선거철만 시작되면 전국 방방곡곡 버스까지 대절해서 이런 사람들이 여러분 앞에 나타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