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가온 Nov 22. 2019

삼성 지역전문가 Diary.5

Day5. 시작

파견국과 한국은 꽤 멀었다.

새벽에 출발한 여정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겨우 도착한 숙소에서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긴장감과 기대감에 조금은 일찍 눈이 떠졌다.

창문에선 햇살이 비쳤고, 이국적인 풍경이 보였다.

지역전문가로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이었다.


공기, 햇빛 그리고 분위기.

모든 게 새로웠다.



아침을 먹고는 신선한 고민에 빠졌다.

텅 비어버린 일정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는 항상 바빴다.

회의가 끝나면, 또 회의가 있었고,

중간중간 실험을 하며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를 구속하는 것이 모두 사라졌다.

'일', '시간' 모든 것이 말이다.



그래도 뭔가 바쁘게 움직였다.

여유가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핸드폰 개통

자동차 대여

환전

은행통장 개설



하루에 30,000보를 걸어 다녔다.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행복했다.



걷다 지쳐 청한 낯 잠은 달콤했고, 일어나면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좋았다.

뭘 해도 신이 났다.


음식을 먹어도,

유적지를 봐도,

책을 읽어도,

심지어 장보는 것조차 기뻤다.



가끔 그때 생각이 떠오른다.


꽉 조여있던 내게,

단비처럼 내려온 여유로운 순간.


바로 그 순간.

매거진의 이전글 삼성 지역전문가 Diary.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