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이렇게 변해버렸다
나의 세상은 바뀌었다
코로나가 삶에 스며들고 난 뒤 나의 세상은 변해버렸다.
고양이와 더 오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내와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부모님에게 더 자주, 전화를 걸게 되었다.
나 자신을 더 깊숙이, 돌아보게 되었다.
방치했던 신문을 괜스레 펼쳤다.
읽지 않던 책들을 하나둘씩 꺼냈다.
더 많이 읽고, 더 심오하게 생각했다.
깊어진 고민은 자연스레 글이 되었다.
사소함은 글을 거치며 잔잔한 깨달음이 되었다.
작은 깨달음은 어느새 커다란 파문을 낳았다.
너른 파문은 마음을 조금씩 흔들어 놓았다.
마음이 바뀌니 세상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걱정보다는 기대를
회한보다는 미래를
그림자보다는 햇살의 따스함을
뒷걸음질보다는 도움닫기를 염원했다.
그렇게 세상은 뒤바뀌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누군가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 묻거든
나는 말 없이, 그저 미소 짓기로 했다.
나에게 일어났던 기적에 대해
그는 아마도 믿지 못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