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우체통
아이를 뒤에 앉히고 페달을 밟고가는 아버지는
딸이 어느날 훌쩍 커서 옆을 떠날 걸 그게 '곧'이라는 걸 예측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어린 아이는 늙은 아빠가 떠날 날이 '곧'이라는 걸 예측하지 못한다.
알지만 알 수 없는 것들.
떨어지는 빗물이 샘을 만들고 강으로 흘러 결국 바다로 가서 다시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순환의 생명들은, 숨만 쉬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모든 언어의, 내가 행하는 모든 행위의
순환의 역설을 알지 못하듯
우리는 매일 앞으로만 달려간다.
스쳐가는 것들, 빠르게 흐려지는 풍경들, 우리가 놓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