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매료되다

그냥 좋은 것을 따라가기

by 이영선

그것이 무엇이냐면, 바로 주변의 자연과 환경이다. 촘촘히 자라난 풀과 벼, 같아 보이지만 모두 다른 나뭇잎, 나뭇가지의 프렉탈, 시시때때로 변하는 색채, 나무 등걸과 물고기의 모양 등, 나는 자연의 무늬와 곡선에 매료되었다. 무엇에 쓰려는지는 나도 몰랐지만, 나를 매료시킨 것들을 오랫동안 틈틈이 찍어서 기록으로 남겼다. 그냥 꼭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냥 좋았다. 촘촘히 자란 짧은 풀밭 위를 거닐 때면 빗으로 대지를 잘 빗어서 정돈시켜 주고 싶은 생각도 나고, 푹신푹신한 풀밭 위를 뛰어가다 보면 어떤 커다란 동물의 등에 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간 그것들을 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실제 그려보면 상상한 대로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기록을 꼭 물리적으로 어떻게 재현해 내려고 하기보다는 기록한 것을 통해 그 시간에 내가 느꼈던 공간의 느낌과 내면의 감성, 혹은 감흥을 원할 때마다 불러일으키고 싶었던 이유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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