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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보 book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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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선 Oct 13. 2024

아기를 팬에 굴려

뭐 먹고 싶어?

음, 몸에 좋은 거.

아기를 팬에 굴려.

팔다리가 없네.

아기를 뜨거운 팬에 굴려.

동그란 모자를 쓰고 있네.

까맣게 타서 쪼그라들었어.

하얗고 둥근 몸통이 그을려 끓고 있어.

마침내 눈물을 한 방울 흘리고 잠잠해졌어.

이게 뭐야?

몸에 좋아.

이게 뭐야?

음, 몸에 좋은 거.


ㅡㅡㅡㅡ


Baby Rolling on the Pan

By Young Sun Lee


What do you want to eat?

I want to be healthy.

Roll the baby on the pan.

It doesn’t have limbs.

Roll the baby on the hot pan.

It is wearing a round hat.

It is burnt and gets shrunken.

The white body is darkening and sizzling.

It finally drops a drop of tears and then stays still.

What is that?

Help yourself.

What is that?

It is healthy.


From my published book, <바보 book>


*나는 이 시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을 좀 더 만나고 싶은데, 있을지 모르겠다. 있던 독자들도 떨어져 나갈 것 같긴 하다. 나의 소중한 친구가 말하길, "언어는 언어인데 한글도 영어도 아닌 언어 같아.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나는 말했다. "응, 맞아, 우리 별에서 쓰던 외계어야. 이보다 더 이상 쉽게 쓸 순 없을 거야. 아주 오래전 나처럼 지구에 와서 돌아갈 능력은 퇴화되고 인류와 함께 어딘가에 지구인과 함께 살고 있는 우리 별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거야. 혹시 이 글을 보고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난 내 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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