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들은 타인의 쓸모가 아니다
춤을 출 때 나는 몸 안에 흐르는 에너지의 흐름을 본다. 가느다랗게 이어지는 선과 그 주변을 감싸는 다양한 모양의 공간, 그리고 유기적인 선들의 흐름이 내게는 춤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선들을 다시 무대라는 다양한 형태의 커다란 공간에 설치하는 게 나의 안무인 것이다. 이것은 철저히 나의 감각을 따른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엔 시각예술 작가들이 내 춤을 더 투명하게 이해하고 피드백을 해주곤 했는데, 무용을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내 춤을 잘 이해하지 못했으며, 가끔 내게 미술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 당시엔 왜 그런지 몰랐는데, 지금은 그 이유를 이해할 것도 같다. 어쩌면 내 몸은 붓이고 공간은 도화지이며 내 몸으로 그어대는 춤은 움직이며 사라져 가는 다양한 수많은 선들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스토리나 극이 아닌, 눈앞에 보이는 몸의 움직임으로 전달되는 어떤 존재의 에너지, 그게 내 춤이기 때문에 그것엔 몸의 다양한 곡선들을 따라가는 시각적 유희와, 설명하기 힘들지만 느껴지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감이라는, 크고도 세밀한, 한 사람이 살아온 그때까지 기록된 삶의 결이 그냥 놓여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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