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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휘 Mar 28. 2018

RAW와 JPG

사진의 사소한 상식 -06-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처음 구입한 사람에게 RAW는 생소한 파일형식일 것이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사진 파일형식은 JPG다. 최근에는 움직임이 있는 사진 파일형식인 GIF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왜 유독 렌즈교환식 카메라에서만 이렇게 생소한 사진 파일형식을 사용할까?


RAW 파일은 풀이하자면 ‘원시 이미지 형식’이다.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인 셈이다. JPG 파일로 사진을 촬영하면 카메라의 해석을 거친 결과물을 얻게 된다. 화이트밸런스, 콘트라스트, 채도 등이 미리 설정한 값대로 사진에 적용된다. 이 파일은 별도 프로그램 없이 곧바로 온라인에 업데이트 하거나 스마트폰, PC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RAW 파일은 노출 값 외에 여타 설정은 모두 사용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그야말로 센서로 들어온 빛의 양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저장한 데이터다. 그래서 이 파일을 제대로 보려면 화이트밸런스, 콘트라스트, 채도 등을 사용자가 직접 정해줘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컨버팅(Converting) 혹은 현상(Develop) 이라고 한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JPG는 필름을 현상소에 맡기고 나서 받은 사진 프린트인 셈이다. 현상소 직원이 기준에 따라 알아서 프린트해준 결과물인 것이다. 반면 RAW 파일은 방금 현상을 마친 ‘필름’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사진으로 보려면 확대기에 걸어 직접 인화해야 한다. 이 과정이 디지털 시대가 되어 컴퓨터의 포토샵, 라이트룸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의 개발사 어도비(Adobe)는 2004년 RAW 파일 포맷인 DNG를 발표했다. ISO에 이 파일형식을 등록해 표준으로 삼으려는 시도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이 파일형식을 채용한 카메라 제조사는 많지 않다. 저마다 자체 형식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카메라가 나올 때마다 해당 RAW파일을 지원하는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한다.


사진가가 RAW 파일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보정이 자유롭기 때문만은 아니다. 촬영한 파일 크기를 보면 JPG와 RAW 파일이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파일이 품고 있는 정보의 차이 때문이다.


최신 카메라의 RAW 파일은 14bit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는 RGB 색깔 별로 약 16,384 단계 그라데이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당히 세밀하고 부드럽다. 반면 JPG 파일은 데이터가 8bit로 제한된다. 8bit는 겨우 256 단계에 불과하다. 이후에 사진의 밝기나 색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8bit로도 충분하지만 별도 현상을 하면 적은 데이터가 금새 드러나고 만다. 그래서 사진을 보정할 계획이라면 데이터가 크더라도 RAW 파일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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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사소한 상식>은 사진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입니다. 관련된 일러스트와 약 한 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글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기사는 디지털카메라매거진에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연재했으며 추후 브런치에서 비정기적으로 지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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