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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진 musicalbank May 08. 2022

늦깎이 코로나 확진

내향적인 ISFJ도 자가격리는 힘들더라...

2022.05.08(일)


열흘 전쯤 저녁에 목이 간질간질했다.

운동 후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집안 청소를 하고 나서 샤워를 했더니,

땀이 식으면서 감기 기운이 있는 듯했다.


혹시나 해서 토요일 아침에 코로나 자가검사를 했으나, 음성이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오후쯤 되어도,

컨디션이 좋아지진 않고 목이 계속 간질간질했다.


5월 2일부터 재택근무도 종료되고 출근해야 하기에,

찜찜함을 없애기 위해 PCR 검사를 받았다.

회사에는 일단 검사 결과를 받고 출근한다고 연락했다.


월요일 아침, 양성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회사에 결과 전달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아이는 자가 검사 후 음성이라서 담임선생님께 연락드리고 학교에 갔다.

와이프도 음성이었지만, 일단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나를 챙겼다.


서재에 매트리스를 옮기고,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식사는 1회용 용기에 먹고, 쓰레기봉투에 모아두었다.

방 밖을 나가지 못하니, 정말 감옥에 갇힌 느낌이었다.


양성 판정 후 대면진료 가능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왔다.

열과 두통은 없었지만, 목감기, 오한과 식은땀이 반복되었다.

약을 먹으니 약에 취해 졸린 상태가 지속되었다.


푹 자고 싶었지만, 5월 초라서 4월 마감 작업하느라 회사와 거래처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

업무 특성상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기도 어려울뿐더러

월초는 모두 바쁘기에 부탁하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해서 그런지 증상이 차츰 완화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약을 먹지 않으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였다.


화요일이 되니, 오한과 식은땀은 사라지고,

가래와 잔기침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나를 챙기던 아내가 고열이 난다고 한다.


아이가 하교하자마자, 같이 검사하고 왔다.

수요일 오전, 아내와 아이도 확진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이의 수업은 온라인 클래스로 전환했다.


온 가족이 확진이 되고 나니,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한편으로 내가 가족을 챙길 수 있어서 조금 편해졌다.

식사와 약을 챙기고, 집안을 정리했다.


일주일이 지나서, 나는 자가격리가 끝났다.

증상도 거의 사라졌다.

아이와 아내도 많이 좋아졌다.


코로나에 걸리고 이를 이겨내면서 느낌 몇 가지.

건강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아내에 대한 감사함, 아이에 대한 사랑, 

주변 지인들에 대한 고마움 등...


월요일과 화요일에 걸쳐 아내와 아이 모두 고열이 나기 났기에

아내 혼자 가족 모두 챙기느라 고생이 많았다.

아내의 헌신에 다시금 감사하다.


일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오전까지 아이 얼굴을 보지 못했더니

아이가 너무 보고 싶었다. 딸 바보가 맞나 보다 ^^;;

그래도 아이가 간식도 챙겨주고, 카톡도 하면서 심심치 않게 해주었다.


코로나 시국이 거의 끝나갈 무렵 확진이 되다 보니,

주변에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저런 도움과 위로의 말들... 고맙다.


회사에서는 홍삼정과 애플망고를 보내주셨다.

집 근처에 사시는 와이프의 회사 지인분들은

반찬과 먹거리를 챙겨 보내주셨다.

온 가족이 집안에 있으니 먹거리가 정말 문제였는데... 정말 감사하다.


어디에서 감염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계속 재택근무였기에 실내 골프연습장 외에는 가는 곳이 없었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했다.

다만, 최근 피곤함이 누적되긴 했었다.


내가 확진 판정을 받고, 가족까지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 

내가 뭘 잘못했을까? 되짚어보게 되었다.

이런 내 맘을 알기라도 하셨는지, 회사 동료분께서 

'매니저님 잘못이 아니니, 자책하지 마시고 일단 푹 쉬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아마도 그분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던가 보다.


혹시라도 코로나 후유증이 남을까 봐

아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했더니...

"아빠! 아픈 곳은 없는데, 모든 게 귀찮고 몸이 피로해요" 라며 웃는다.


가족과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재밌고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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