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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진 musicalbank Jan 02. 2022

타인의 노력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나를 격려해주기 위한 조언일 뿐, 치열한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21년 7월에 건강 검진 결과를 받고 나서, 운동을 꾸준히 하기 시작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와서, 더 이상 운동을 미룰 수가 없었다. 식단 조절과 매일 1시간씩 달리기를 꾸준히 하니, 3개월여 만에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물론, 당뇨약도 꾸준히 복용 중이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은 이제 멈추기가 어렵다.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은 식후 혈당 수치가 높게 나온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은 개운하지가 않다. 날이 추워지면서 달리기 대신에 실내연습장에서 골프 연습을 한다. 운동도 하고, 골프 실력도 향상하고자 레슨과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 1시간 정도 스윙을 하고 나면 얼굴에서는 땀이 계속 흘러내린다.


 연습하면서, 새끼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펼 때마다 딱딱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검색해보니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라는 증상이었다. 여기저기 굳은 살도 생겼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부분을 자주 사용하면서 생긴 것이다. 주변에 골프 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심지어 새끼손가락뿐만 아니라 열 손 가라 모두 아팠던 적도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골프를 처음 연습할 때는 매일 규칙적으로 6개월 정도 했지만, 그런 통증이 없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아픈 것일까? 그땐 올바르게 연습했고, 지금은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연습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다른 점이라면 그때는 골프를 배워야 한다기에 그냥 배우고 연습하는 마음이었고, 지금은 폼도 교정하고, 타수도 줄여야겠다는 욕심이 강해졌을 뿐이다.


 마음가짐이 다르니, 연습의 강도도 달라졌다. 건강관리를 위해 땀에 흠뻑 젖을 때까지 연습하고 있다. 즉, 그때와 지금은 연습량이 다른 것이다. 10년 전엔 지금보다 치열하게 연습하지 않았기에 이런저런 통증이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통증은 자세 교정과 힘을 조절하면서 연습하니 많이 좋아졌다. 

 연습량이 늘어나니, 확실히 자세도 교정되고, 비거리와 정확성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하나 배운 게 있다. 타인의 노력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인 중에 대부분은 백돌이라고 말하지만, 대부분 80~90타 수준이다. 시간과 돈의 여유가 되어 나도 자주 필드에 나갈 수 있다면, 금방 싱글 수준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곤 했다. 얼마나 어이없는 생각이었던가. 

 나의 연습량이 과해서 생겼다는 새끼손가락 통증... 그 친구들은 이미 서너 개의 손가락에 통증을 느낄 만큼 연습했던 것이었다. 그러니, 타인의 노력에 대해서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들 내게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좋아지고, 금방 80~90타 수준이 될 거라 격려해주지만, 어찌 그것이 치열함 없이 가능할 것인가?


 가끔 내가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럽다는 분도 있고, 출간에 대한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분들께 '생각하시는 바를 우선 써보세요, 일단 글 쓰는 습관이 생기면 출간도 금방입니다~'라고 말씀 드린다. 물론, 글 쓰는 것이 쉽 다기보다는 격려의 의미가 담긴 조언이다. 아마도 골프 치는 지인들 역시 그런 의미에서 내게 격려의 말을 해준 것일 게다. 

 그럼에도 '조금만 하면 금방 좋아지겠군'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얼마나 우습게 느껴지던지...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도 나의 골프 스코어는 계속 111개 수준일 것이다. 타인의 노력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생각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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