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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진 musicalbank Nov 21. 2021

내 생애 첫 김장 담그기

나만 잘 하면 되는군!

작성일 : 2021.11.21(일)


이번 주말에 시골에 다녀왔다.

어른들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고, 위드 코로나이기에

아버지 생신 즈음에 온 가족이 모였다.

온 가족이 모인 건, 거의 2년 만인 것 같다.


2년 전까지는 부모님 모시고 집 근처 명소에 다녀오거나,

맛집에 들러 식사했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김장김치를 가득 싣고 올라왔었다.


이제는 부모님께서도 나이가 많으셔서 김장 담그기가 쉽지 않으시고.

아내랑 아이도 김장 담그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올해는 다 같이 모여서 김장을 담그기로 했다.


아이 수업 마치고 시골에 도착해보니 금요일 오후,부모님께서는 아침부터 밭에서 배추를 뽑아, 씻고 절여놓으셨다.

남동생과 여동생이 먼저 도착하여 같이 도왔다고 한다.


토요일 새벽, 수돗가에서 들리는 소리에 눈떠보니, 

어머니께서 소금에 절여진 상태를 확인하고 계셨다.

이런 수고로움도 모른 채, 엄마 김치가 엄청 맛있다고 말로만 떠들어댔던 내가 한심스러웠다.


토요일 새벽 6시부터 양념에 들어갈 재료들을 채 썰고, 버무리고

수돗가의 배추들을 다시 씻어서 가지런히 정리하니, 벌써 9시다.

일찍부터 움직이니, 아침밥이 꿀맛이다.


아침 먹고나서부터 배추에 양념을 골고루 바르고

김치통에 정리했는데도, 벌써 점심!

아직 일이 많이 남았기에 중화요리를 배달시키고 다시 집중~.


오후 3시쯤 되어서 일이 마무리되고,

생일 케이크와 수육, 그리고 김장김치로 조촐한 생일파티.

멀리 나가지 않았지만, 아버지께서는 그 어느 생일보다도 좋으신 듯했다.


그동안 부모님께서는 매년 가을 

이렇게 힘든 일을 두 분이 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자식들 힘들까 봐 안 부르시고...


이런 내 맘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고,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나보다 더 부모님을 잘 챙겨드리는 아내의 모습에

다시금 생각해본다.


'나만 잘하면 되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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