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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원 Nov 15. 2024

예순 여덟

나를 만나려면 눈을 맞추세요.

처음 보는 사람의 눈을 3분 동안 마주 본 경험, 있으신가요? 오늘 요가수업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무릎을 붙이고 마주 앉아 손을 잡고 편안하게 내려둔 상태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3분. 어색함에 자꾸만 눈을 피하며 멋쩍은 웃음을 짓다가 서로의 미간을 보기로 하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처럼 저희도 고요해질 수 있었어요. 미간을 바라보던 시선이 점점 눈가로 옮겨지고, 눈을 깜빡이는 횟수도 잦아들로소 눈을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손이 차가운 사람과 손에 땀이 나는 사람이 마주 앉았습니다.  앞에 앉은 사람이 지금보다 힘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주 본 눈에 기운이 약해 보였거든요. 마주 잡은 손으로 온기도 나누고, 서로 좋은 에너지도 주고받으며 같이 튼튼해지자고, 당신의 내면에는 힘이 있으니 믿어보라는 응원을 텔레파시로 보냈어요.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타인의 눈을 응시하며 드는 생각은 나를 반영한대요.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 그 말 뜻을 명확히 알겠더라요. 피로가 내려앉은 축 쳐진 표정, 안광이 흐릿한 눈빛. 마주 본 사람에게 텔레파시로 보냈던 그 모든 말, 사람의 온기, 기분 좋은 에너지, 자신을 믿으라는 응원의 말이 사실은 저를 향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제가 제 생각보다 많이 지쳐있더라고요. 말 동안  어야겠니다.




눈 맞춤 3분, 타인의 눈을 바라보며 거기에 투영된 나를 꿰뚫어 보는 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가끔 스스로의 상태가 가늠되지 않을 때 거울 말고, 사람을 만나 눈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드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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