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원 Nov 16. 2024

예순 아홉

물 한 방울, 해드뱅잉 100번

물 한 방울의 위력이 대단할 때가 있습니다. 천둥이 몰아치는 듯 데구르르르. 온신경이 미량의 물에 집중되어 발을 동동 구르게 되지요. 거슬려서 잠을 이룰 수 없지만 손쓸 도리도 없어 애만 태우게 되는 바로 그 한 방울.


손으로 쓱싹 문면 사라질 만큼 하찮았던 물 한 방울이 귀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의 온 우주가 되어 감각을 집중시키고, 움직임에도 제동을 겁니다. 


수영을 시작하고 초반에는 밤마다 헤드뱅잉을 했습니다. 물 빼는 데는 효과가 없었고, 두통과 어지러움을 얻었습니다. 면봉으로 귀 파보기, 귀를 막아 압력 높여보기, 이리저리 굴러보기 등등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 얻은 결론은 '무시하고 기다리면 사라진다'. 자연스레 나오거나 체온으로 마르거나. 순응하니 애쓰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편합니다.




상황에 따라 하찮아 보이는 것의 위력이 대단할 때도 있고, 그 대단함이라는 게 허상일 수도 있고, 어떤 문제는 하지 않음으로 해결되기도 하는구나 하는 그런, 생각 해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예순 여덟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