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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OS Sep 11. 2016

아방가르드신파극

남산예술센터

말하자면 나는, 연극에 대한 일가견이라곤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초연중심이라는 남산예술센터는 내게 그래 여기 이 건물이 있구나 정도의 인지도를 차지하고 있었던 터. 이 공연을 홀리듯 예매한 이유는 유용현(리우 용신)이 출연한다는 내용을 보았기 때문인데, 지난번 나티보스에서 보았던 그는 캐릭터의 후광을 빌렸다 하더라도 개별적인 퍼포머로서 굉장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자, 여기서 아방가르드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미국과 프랑스의 지명이라고 한다.



합쳐진 단어는 또 다른 뜻으로 수렴한다. 즉, 기존의 것을 탈피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신파.

구한말 위로부터의 수탈과 횡포에 지친 백성들이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공연이 주는 위로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까닭이다. 슬프고도 서러운 신파극을 보고 누구랄 것도 없이 유교적인 규정적 잣대의 눈초리 없이 마음껏 눈물과 한을 발산했기 때문이다.


 이 신파는 지겹다고들 하면서 아직도 한국인의 피에 흐른다. 멀리 찾을 것도 없이 해운대, 부산행, 국가대표2 등등 당신의 눈물 한 방울을 꼭 짜내겠다는 의지로 러닝타임 내내 감정선을 자극한다.


 오늘의 이 작품 의도는 이렇다. 21세기 아방가르드 신파는 신파의 원형인 구파를 탐구한다. 무성영화, 장광설 대사극, 인형조루리, 노오 가면극, 오쿠니 가부키까지.

요즘 현대무용의 흐름이 대사가 등장하고(2016아카이브 플랫폼, 안무랩) 기계를 안무하는(2016 댄스 엘라지 데우스 엑스 마키나)등 연극과 크게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참신하다거나 특별히 아방가르드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풍선인간, 황금가지를 전구로 표현한다던가, 극장의 공간적인 요소요소를 영리하게 사용한 연출이 눈에 띄었다. 다만 60분이 넘어가는 지점부터 집중이 어려워지고 다소 느슨해진 것 같다. 극 중 액자처럼 나오는 인물들인 아마테라스와 폴린의 관계성이나 거기서 도출되는 것들이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들, 연출들과 극장을 살뜰히 이용한 연출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볼 수 있었다.


 역시나 류용현 무용수는 여기서도 자신의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어눌한 한국어 억양으로 잔뜩 끼부리며 치는 대사들, 표정과 제스처들. 여전히 유려한 손동작과 움직임. 그는 유독 눈길을 끄는 지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점차 좋아하는 무용수나 제작사, 극장이 생기고 있다. 이게 공연 관람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 어쨌거나 오늘 공연을 보고 앞으로 연극의 행보가 기대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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