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시간]
글쓰기가 제 삶의 일부분이 된 지 80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처음엔 말과 글을 잘 못하고 버벅거리는 제 모습을 바꾸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와 비교했다기보다 그냥 제 모습이 멋져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의 중에 딴 길로 새면 길을 딱 잡아주고, 이것저것 뒤죽박죽된 회의 내용들을 논리 정연하게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제 의사를 명확하게 잘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위대한 일을 하는 리더들은 하나같이 말을 잘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 마틴 루디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 존 F 케네디의 대통령 취임 연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위대한 사람이 되었기에 연설을 잘한다기보다, 연설을 잘하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과 글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끄니까 말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글쓰기 실력도 많이 부족하고, 말하기 실력은 훨씬 부족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글쓰기를 하자고 수도 없이 마음을 먹었지만, 번번이 제대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글쓰기 하나 꾸준히 하지 못하는 저를 보며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이제 매일 쓰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매일 회사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집에 와서 다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뇌와 몸이 끊임없이 저에게 쉬는 게 어떠냐고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수도 없이 저와 타협하려는 저를 붙잡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쓰는 마법의 스킬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글 쓰기 싫어서 막 쓰는 것이라고 제목에 적고, 정말 맥락 없이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평상시에도 제가 쓰고 싶은 대로 쓰지만, 이렇게 쓰기 싫은 날은 더더욱 그냥 떠오르는 대로 갈기듯 쓰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쓰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글을 쓰는 것이 글쓰기 근육을 조금이라도 키울 수 있으니 좋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조금은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그분들도 이해해 주시거나 응원해 주실 거라 믿고 씁니다.
정말 글쓰기 싫은 날이 있다면, 저처럼 이렇게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