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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락 Oct 06. 2024

좋은 팀이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흑백요리사 내용 중 개인전보다 팀전을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좋은 팀이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에 관한 것이었다.


맡은 바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팀원, 팀원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등

바람직하고 우수한 케이스가 많지만

그들이 보인 팀 내 갈등에 손에 땀이 나던 케이스만 몇 가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자신의 실력보다 에고가 더 큰 팀원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난 건 말할 필요가 없이 자명하지만

개개인은 언제나 자신의 능력을 아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과거보다 더 나아진 것은 자명해도

설령 현재가 자신의 BEST 버전일지라도

타인의 BEST 버전과 비교했을 때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에고를 강화하며 스스로 성장시켜 온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나는 최고다’가

‘나는 누구와 견주어도 최고다’라는 객관적인 사실 확인 후에 얻은 확신이 아니라

‘나는 내 가게를 찾아와 준 사람들에게 최고라는 칭찬을 수없이 받아왔다.’는 경험으로 얻은 것이라면,

‘나는 최고다’ 보다는 ‘나는 내 가게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정도의 실력일 것이다.


최고라고 불리는 다른 셰프의 기술과 음식의 맛이 나의 것과 얼마나 다른지 자주 비교하고 성장하지 않았다면

그 마음은 나의 자존심이자 아집이자 에고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건강하게 자신의 에고만큼 실력이 올라온 사람이라면

승패를 깔끔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성장을 시작한다.



2. 팀 안에서 과하게 돋보이려고 하려는 팀원


팀전이라고는 해도 다른 팀이나 평가자에게 나의 유능함을 돋보이게 하고 싶어

팀의 전략에 없던 개인행동을 스스로의 판단하에 한다던가

자신은 팀의 전체 방향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자주 불평하며

팀이 결국 실패했을 경우 ‘그럴 줄 알았다. 내가 뭐라고 했냐’고 이야기한다.

팀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팀원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인재를 알아주지 못한 팀의 무능함을 탓하며

스스로만 옳았음을 증명하려는 경우

그 모습은 팀원으로서 개인으로서도

자신이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임을 증명할 뿐이다.



3. 팀원의 역량을 모르는 리더


각각의 팀원이 무엇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모르며

어떤 전략을 설정해야 팀원의 역량을 모두 최대화로 하여 승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런 리더가 1번 에고가 큰 팀원을 만날 경우

그 팀원이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그대로 믿는 수밖에 없고

팀원에게 실력 이상의 일을 맡겨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당황하며 그 팀원을 탓한다.


팀원들은 자신의 쓰임을 알아봐 주고 적절하게 배치해 주는 리더에게

맡은 일이 아무리 작거나 일부라도 최선을 다하게 되어 있다.

자신의 쓰임을 증명하고 싶지 않아 하는 팀원은 없다.

적어도 그 팀원이 일에 진심이라면 말이다.


오히려 팀원이 자신의 역량에 비해 작은 일을 맡았다고 불평한다면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당신이어야 하는지

당신이 이 역할을 해줬을 때 우리 팀은 무엇이 가능해지고

이걸 당신이 잘해준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다음 경험은

이것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할 수 있는 리더라면

그 팀원은 리더를 깊이 신뢰할 수 밖에 없다,


팀원의 역량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4. 결정을 못하는 리더


팀원의 의견을 자주 묻기만 하고 최종적으로 취합하여 결정하지 못한다.

다수결의 방향으로 결정하려 하나

과정 중에 나오는 소수의 불평 섞인 목소리들에 혼란스러워하며

그들을 한 방향으로 설득하려는 시도 조차 하지 못한 채

자꾸 방향을 재정비하려 할 필요가 있다며

잘 가고 있는 팀원마저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다.


마치 건장하고 힘 넘치는 썰매개 6마리에게

‘북쪽으로 달리자’는 한마디면 모두 힘차게 근육이 터져라 달릴 수 있는데

‘동쪽으로 달려야 하나, 서쪽으로 달려야 하나, 해가 어디서 뜨려나’

고민만 하고 있는 모습이다.

달리고 싶은 마음이 터질 듯이 가득 하나

어느 썰매개도 달리지 못한다.


이런 리더를 만났을 때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하기 어렵다.

내가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리더의 자리를 자처해도 좋은가,

아니면 무능한 리더의 유능한 참모로써 인내심 있게

팀의 전체 방향성이 흐려지지 않게 서포트를 책임감 있게 지속해야 하는가,

아니면 내가 더 달릴 수 있는 팀으로 빠르게 옮겨갸아 할 것인가.

어려운 문제다.





흑백요리사는 개인적으로 음식 예능이 아니라

전문가라는 영역,

전문가를 넘어서 ‘최고’의 자리에 섰을 때의 역할,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방법,

모두 다른 능력의 사람들을 함께 일하게 하는 법,

겸손, 태도, 팀원과 리더의 관계 등

“일/직업“이라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한다.



세심한 것에 집착해 본 사람만이 전체를 볼 수 있고

많은 시간을 쏟아본 사람만이 찰나에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실패로부터 배울 준비가 된 사람과 아닌 사람이 구분되고

이 순간마저 ‘정진’이라는 여정에 한 순간일 뿐이며

이 프로그램 안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스스로가 선택한 갈래길로 나아가고 있다.


나의 선택은 나의 태도에서 나온다.

매 회차를 통해 계속적으로 확인하는

소름 끼치도록 정확하면서도 잔인한 사실이다.


이 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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