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만들어야
지금은 약간 시들한 것 같지만..
가루미 보급한다고 정부가 엄청 푸시할때는 쌀빵이 꽤 큰 이슈였다.
지금도 가끔 묻는다.
100% 쌀가루로만 만든 쌀빵이 가능해요? 라고..
옛날부터 내 대답은 똑같다.
"예 가능합니다."
요즘은 근데 한마디 추가 되었다.
"근데 왜 굳이 쌀만 쓴 쌀100% 쌀빵이 필요한가요?"
쌀식빵을 만들려면 글루텐을 추가하는 게 표준기술이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쌀빵은 누가 먹으라고 만드는 걸까?
https://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2/12/08/0028
쌀빵을 찾는 주소비자는 밀대신 선택한 사람들이 가장 많을 것이다. 건강적 이유로 하든, 밀이 싫어서든.. 여튼.
빵만드는 사람이나.. 특히 정부관계자가 크게 착각하는 사실이 있다. 소비자가 쌀빵을 찾지 않는 이유를 맛과 식감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활성글루텐을 넣고.. 만드는 사람들도 빵과 똑같은 식감을 내려면 활성글루텐을 넣어야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아니다. 꽤 오랜시간동안 쌀빵을 맛보고 평가해보니..
쌀빵의 맛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쌀빵은 싱겁다. 맛이 밋밋하다. 식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백미로 만든 빵은 떡을 빵처럼 만들어놓은 맛에 불과하다.
거기에 어떤 걸 넣어서 맛을 내든 그 밋밋함을 감출수가 없더라.
쌀빵은 근본적으로 쌀맛에 문제가 있는 것을.. 해결이 안되니까..
가격이 비싸서라고 둘러댄다. 이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쌀가격이 싸서 밀보다 싸진다고 한들.. 현재의 쌀맛으로는 밀이 주는 구수한 맛을 따라갈 수가 없다.
가루쌀에 대해 특별히 한마디 추가하자면..
가루쌀은 전분구조체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잘 부서지는 쌀이다. 그래서, 제분이 잘된다고 평가한 모양인데..
전분결정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해 chain이 짧으니 다른 식재료간에 조직을 결합할 수 있는 힘이 약하다. 그래서 그 조직을 연결해주는 첨가물을 반드시 넣어줘야하는데..
그래서 활성글루텐을 일반 쌀가루보다 1.5배 더 넣어준다.
빵은 어쨋든 이렇게 해결된다 치고..
면쪽이 문제가 훨씬 심각한데...
결합시켜주는 성분이 없으니.. 압출방식으로 성형해봐야 쉽게 부스러진다. 그래서 더 강하게 눌러 압착을 하니.. 파스타처럼 단단하고 노란색이 진한 면이 나온다.
그런다 한들 물에 넣고 끓이면 부스러짐을 피하기 어렵다.
스낵도 마찬가지. 조직간 결합이 안되기에 쉽게 부스러진다.
가루미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마 빠르면 올해 말에 정리해서 논문으로 하나 내볼까 한다.
가루미 쌀가루에 대한 이화학적 분석결과와 빵, 국수, 과자에 대한 적용결과. 품질분석결과를 한번에 내볼 생각이다.(양이 좀 많을까?)
가루미 안티는 아니고 진짜 중립적입장에서 평가를 하는 거다. 이거 안된다.. 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접근하면 안될 수 밖에 없다.
어쨋든 요약하면, 쌀빵은 글루텐까지 넣어서 먹을 음식은 아니다. 쌀고유의 특징을 살리는 쪽으로 만들어야지.. 억지로 밀로 만든 것처럼. 밀대체한다며 1:1 대체를 한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냥 기본에 충실하여 글루텐프리, 소화잘되는 빵.. 이정도로 마케팅하는게 좋을 것 같고..
더불어 쌀빵에 양념토핑한 것도 먹어봤는데. 양념과 빵이 따로 놀아서 차라리 양념을 비벼서 비빔빵을 만드는게 낫겠다라고 생각되었다.
쌀을 쌀그대로 이해하고 쌀가공식품을 만들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