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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의 현실에 대한 단상

그냥 끓어오르는 답답함에 한마디...

https://www.facebook.com/share/p/19RcKLsKD2/


1. 솔직히 말해 한국엔 농부는 있지만, 제대로 하는 농업경영자는 별로 없기 때문에 훌륭한 농산물이 나오지 못합니다. 

농부라하면, 그저 논밭에 나가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이미지를 흔히 생각하는데..

그건 옛날 얘기고, 그렇게 손으로 농사지으면 굶어 죽기 딱 좋습니다.

발전된 장비와 비료, 종자를 활용해서 단위면적당 수확을 늘려 그중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골라 시장에 유통시켜야... 비로소 제대로된 농산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수확량이 적다보니. 상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시장에 돌려.. 품질관리 안되고 국산농산물 이미지만 해치게 되는 경우.. 많이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우니 B급 못난이 야채, 과일까지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합리적 가격에 맛있고 품질좋은 야채, 농산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해주지 못하고.. 

그런 B급 농산물을 싸다고 찾게 만들다니... 


2. 국가적으로 농업 정책을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보다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국민에게 공급해주는 거.. 왜 이런 관점으로 농업정책을 펴질 않죠?

수입농산물이 품질 좋다고요?

아무리 좋은 농산물이라도 선적하고 수입통관하는데 아무리 짧아도 2주~4주.. 때론 그이상.

수확후 유통기간이 길면 길수록 품질은 기하급수적으로 저하됩니다.

저장유통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바로 오늘 수확한 농산물보다 품질이 좋을리는 없습니다.


국민들 먹거리 해결문제는 결국 국산 농산물로 해야합니다.

한국 농업의 현실은 농민들 중 상당수는 고소득 작물 재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수입산하고 경쟁해봐야 안되는 것들은 아예 재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농업기술센터 등 정부의 농업지도 방향도 딱 그방향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그냥 일부의 농민들만이 돈 안되는 농산물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 정부가 조금 지원은 해주고 있는데...

농업이 얼만큼이나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사업인데 그렇게 찔끔 지원해주는 걸로 판도가 바뀌겠습니까.

그건 그냥 버리는 돈입니다.


이따금씩 정부 혹은 지방정부가 대대적으로 사업을 벌여 농업의 판도를 바꿔보겠다고 하는 사업을 할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작년 가루쌀 정책을 들 수 있죠.

가루쌀에 대해 얘기하자면 기초적인 시장검증도 안된 품종을 가지고 기존 쌀가공식품도 아니고 수입밀을 대체하겠다고요? 시작할때부터 그냥 쇼인 줄 알았습니다.

설령 그게 가능성 있다해도 실패할 수 밖엔 없습니다.

이유는 한국 농업 및 관련 산업전체가 국산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들어 신시장을 일으키기에는 전략부터 매우 허접할뿐더러 기반여건 조차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진짜, 가루쌀로 판도를 바꾸고 싶었다면.. 

저에게 그 일을 맡겨주셨더라면 그 좋은 소재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 여건부터 바꾸는 일부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좋은 것들, 외국에서 좋다는 것들을 국내에 들여온 게 참 많은데.. 한국 농산물시장, 농산업 기반 여건이 그걸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그냥 망해버린 적이 한둘 아닙니다. 

그럴거면 차라리 하질 말지. 란 얘기들이 농민들사이에 떠돕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산 샤인머스캣 입니다.

당도높고 맛있고, 새롭고 해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1~2년동안은 히트상품으로서 여기저기 언론에 떠들석하게 소개 되었죠.

근데, 고질적인 농산물 품질 관리문제, 시스템상 미흡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캣이 시장에 돌아다니기 시작하니 이미지가 급추락해서 지금은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품종이 되었죠.

정부와 언론 말만 믿고 뒤늦게 샤인머스캣 농사에 뛰어든 농민들만 손해입니다.


잘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그게 지속적으로 꾸준히 유지되는 걸 좀 생각해보는 농정, 신사업전략이 매우매우 필요합니다. 가루쌀이 정말 밀가루를 대체한다해도.. 지금 유통구조상, 그게 밀을 대체하기란 정말 하늘에 별따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10년 20년 꾸준히 추진되어야하는데, 지금은 농업계, 농업정책은 잘 안된다 싶으면 그냥 손바닥뒤집듯.. 수십수백억 들어간 사업을 쉽게 뒤집어버리곤 합니다. 이래가지고 뭐가 잘 될까요?

농업은 시작해서 1년은 기다려야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산업입니다. 그렇게 기다림이 필요한 산업입니다.

근데, 그걸 생각못하고 잘 안된다 싶으면 1년만에라도 금방 뒤엎어버리면.. 뭐하나 제대로 자라나는 게 없겠죠.


3. 수십년전부터.. 그것도 일제가 전쟁동원용으로 만들어놓은 유통시스템을...

개혁할 생각도 못하고 그냥 품질 떨어져도 국산이니까 비싸게 먹으라..는 걸 왜 소비자들이 강요받아야하나요. 농업종사자들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먹는 것도 해결못하고, 국산은 비싸다고 죄다 수입해오는 주제에.. 이 나라가 선진국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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