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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은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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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Nov 09. 2023

사교육때문에 불안할 때.

부모님 병원 모시고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 학교 가듯이 병원에 가야한다. 나는 자영업자니까, 시간이 자유롭다. 병원 모시고 가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회사원이었다면 고민을 할 것이다. 회사에 눈치 보이고, 그렇다고 부모님 병원을 방기할 수도 없다. 


나이 들어서도 병원에 혼자 갈 수 있다면, 아이들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겠구나. 


또 하나는 병원비다. 실손보험, 여러보험이 있고, 한국은 의료보험이 잘 되어있지만 병원에 간다는 것 자체가 큰 돈이 깨진다. MRI, CT 한번 찍으면 수십만원이 뭉텅이로 나간다. 평상시 어머니는 천원 짜리 한장 바들바들 생각하시는데, 병원비 턱턱 내는 모습을 보면 우리 엄마 같지 않다. 


평생 장사해서 번 돈을 병원비로 쓴다고 푸념하신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모님 금전으로 해결한다. 내가 부담해야 한다면, 내 생활이 많이 무거워질 것 같다. 


자식에게 생활비, 병원비 손 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내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가뿐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결혼 조건으로 '부모 부양 여부'가 있다. 이렇게 대놓고 조건으로 내거는데, 내 노후자금을 헐어서 아이들 사교육에 투입하는 이유는 뭘까?


얼마전 친구 만났다. 평균 보다 잘 사는 친구다. 한 달에 한번 외식, 1년에 한 번 해외여행 정도다. 딸 아이가 이번에 대학갔는데, 학원비만 한달에 400씩 들었다고 한다. 


일반 샐러리맨이 저 금액이 감당될까? 근데  우리가 모두 알듯이, 좋은 대학 들어간다고 좋은 인생은 커녕, 좋은 기업 취업하기도 힘들다. 대기업에 갔다고 하자, 부부가 함께 벌면서 고도의 재테크 기술을 구사한다면 모를까, 여전히 어렵다. 


이범 교육 평론가가 말했듯이, 사교육은 투자가 아니라 소비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교육 시키는 이유는 '남들 다 하기 때문'이다. 이거 외에는 이유가 없다. 


본인이 원한다면 해주어야 겠지만, 부모의 불안 때문에 아이도 망치고 본인의 노후도 망가진다. 


엄마들 모임에서 '여름방학때 미국으로 연수를 보낸다거나, 용한 수학 선생님에게 인텐시브 코스로 과외를 받는다'거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쓰고 싶은 돈을 개인 연금에 불입한다.  혹은 그 돈으로 운동을 한다. 


노년에 1KG 근육은 1,3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근육이 많으면 당뇨, 골다공증, 치매 위험율이 낮아진다.  병원가는 것을 최대한 늦출 수 있고, 병원비도 적게 든다. 


아이들 행복하라고 사교육 시키는 것인데, 정말 행복은 내가 나이 들어서 아이들에게 조금도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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