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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재 Jul 05. 2020

고구마 심기, 그리고 첫 수확

끊임없이 이어질 수확의 시작

5월 10일. 장인어른, 장모님이 출격하셨다.

두 분은 남양주에서 수년째 텃밭을 가꾸셨고, 양봉도 하셨다. 해마다 줄어들어 올해 아예 중단하셨지만.

우리가 주말농장을 시작하는데 큰 동기를 준 두 분이다. 언젠간 장인어른처럼 양봉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지난해 아버님 밭에서 고구마를 캤는데 너무 실하고 달고, 맛있어서 남양주 밭에는 고구마를 심겠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이날 장인어른, 장모님이 고구마 모종을 사 와서 심었다. 먼저 고랑과 이랑(두둑)을 만들어야 한다. 모종을 심지 않은 부분을 길게 고랑을 내고, 두둑을 만들었다. 모양을 만들어 준 후 심는데 구덩이를 10cm 정도 판 후 물을 주고, 모종을 심고, 흙을 덮어준다.

"두둑 사이의 간격은 70~75cm, 두둑의 높이는 25~30cm 정도로 만들어줘야 한다. 모종은 90cm의 간격을 두고 심는다." <도시텃밭 가꾸기>(서울시)

이런 기준에 비춰 우리의 고구마 밭은 상당히 간격이 밭은 것 같다. 베테랑이신 장인어른을 믿는다. 장인어른은 잡초도 수시로 뽑아주고, 옆의 밭으로 고무마 줄기가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아버님은 이전에 비해 힘에 부치셨던 것인지 남양주 집에 가시자마자 한숨 주무셨다.

상추는 잎이 조금 풍성해졌고, 씨를 뿌렸던 시금치, 아욱, 쑥갓도 파릇파릇 올라왔다.



5월 17일, 수서를 찾았다. 상추며, 적겨자가 무성하게 자랐다. 군데군데 잡초도 삐죽이 솟아 있다. 본격적인 수확의 시기가 시작됐다. 상추의 밑동을 돌려가며 잎을 따고, 적겨자는 뿌리째 뽑았다. 달팽이가 곳곳에서 나왔다. 내가 본 것만 여섯 마리였는데 쑥갓이며 상추에 붙어 열심히 잎을 먹고 있었다.

적겨자를 심은 곳 끄트머리쯤에 감자가 서넛 포기 보였다. 적겨자의 성장세에 눌린 건인지, 눈이 많이 나지 않고 크기가 작은 걸로 심어선지 감자는 심은 것의 20% 정도만 나왔다. 바질 잎은 꽤 자랐다. 바질은 다른 허브보다 비싸서 모종 화분 하나에 5000원이었다. 모종을 사서 심었던 파는 아직 땅에 적응하지 못한 것인지 축 쳐져 보인다.

지난번 왔을 때 심었던 토마토, 고추에 지지대도 세웠다. 전날 비가 와 땅이 물러 작업하기 편했다.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줄기에서 10cm 떨어진 곳에 심고, 줄기와 지지대를 끈으로 묶었다. 모종을 심은 후 10일~15일 사이에 지지대를 세워주는데 120cm짜리가 딱 적당했다. (한 달 뒤 150cm 짜리도 샀는데, 트렁크에 들어가지 않아 난감했다.)



수확을 할 시점, 잡초도 곳곳에 자라고 있다.
적겨자 잎 곳곳에서 달팽이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글을 쓰는 7월 5일 현재 생각해보면 두둑 하나에 2개, 즉 가운데에는 심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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