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인가, 마음 힘든 취재를 끝내고 헛헛한 마음을 채우고자 베스트셀러 앞을 서성였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 김 혼비를 발견했다. 가만 보니 배우 박정민, 요조, 핫펠트... 이 책 뭐지?
. 배달의민족 뉴스레터 <주간 베짱이>가 매주 목요일 연재해오던 글을 모으고 작가를 섭외해 묶어낸 책이다. 기대했던 대로 각자의 요리법, 음식에 얽힌 추억, 음식을 대하는 자세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음식만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재가 없는 듯 하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혼비 작가의 '한 시절을 건너게 해 준 (진짜 미친 사리곰탕면)'편은 책 <다정 소감>에서 한 번 읽었는데도 재밌고 위로됐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이 대목에서 나도 글 한 편을 쓰고 말았다.
. 요리라곤 학을 떼는 나지만, 에디터 H의 프렌치 어니언스 푸는 요리 충동을 일으켰다. 김겨울의 토마토 마리네이드 역시 굉장히 쉽게 조리법을 적어뒀지만, 속지 말자 넌 요리 똥 손이야. 배우 박정민의 '집밥'편은, 재미를 넘어 약간의 똘끼를 느꼈고, 그의 작가로서의 매력까지 빠져버리면 답이 없겠다 싶어 최대한 빨리 읽었다.
. 작가가 여러 명인 책을 거의 처음 접했는데, 새로운 내 취향의 작가를 여럿 발견할 수 있어 재밌었다. 다들 이렇게 위트 있게 글을 쓰다니. 내가 가진 음식에 대한 추억에 이들의 추억까지 더해지니 추억이 풍성해지는 기분이다. 든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