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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스패밀리 Oct 28. 2022

다들 말리는 공동창업을 굳이?

공동창업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공동'이라는 단어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하시는 분들이 있다. 사실 같은 의미지만 공동창업보다 더 고개를 절레절레하게 만드는 단어 ‘동업'. 한번씩은 들어봤을 조언 '가족끼리도 동업은 하는 거 아니다!'

동업: 같이 사업을 함. 또는 그 사업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바비스패밀리 공동창업자 3인방 - 송민호 (좌), 최다운 (중), 이새암 (우)


근데 굳이 하지 말라는 그걸 우리는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아무런 사전 경험 없이 하고 있다면 걱정할 게 한두 개가 아니겠지만, 나름 공동창업과 관련된 경험도 있고 다양한 구조와 환경 속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기에 나름(?)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창업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기로 한다. 이 글은 그저 우리가 공동창업을 하게 된 계기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공동창업으로 이어나가고 싶은 이유에 대한 기록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겠다. (아무도 안 볼 텐데 김칫국 마시며) 우리의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했을 뿐 부디 이 글이 기존의 공동창업 구조나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었던 동업에 있어서 어떠한 형태로든 기준점이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초기 팀 빌딩


장사든 사업이든 창업은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물론 연쇄적으로 창업하고 성공을 이끌어내는 대단한 창업가분들이나 팀들도 있지만 보기 드문 사례다. 다양한 형태의 외식업 브랜드를 창업하고 운영하며 깨달은 바로는 창업자들의 역할과 역량, 경험, 그리고 성향이 꽤 중요하다는 것이다. 역할과 역량은 떼어내기 힘든 단어들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자 또는 초기 멤버가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역량은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창업 초기 펀딩 런웨이(Funding Runway) 차이가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펀딩 런웨이(Funding Runway): 회사가 현 재무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 기간


창업 초기에는 일당백(?)의 마음가짐으로 멀티태스킹을 해야 하지만, 바비스패밀리 공동창업자 세 명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된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경험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민호님은 조리를 전공했고 외식업 매장 근무 경험도 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메뉴 개발 업무, 이커머스 상품 기획 경험까지 있기에 메뉴 개발, 구매 및 물류 쪽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다운님은 디자인 전공 후 대부분의 시간을 프리랜서 또는 본인이 창업한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 역할을 해내며 경력을 쌓았다. 궁극적인 목표는 브랜드 디렉터가 되는 것이기에 고객 경험에 기반한 디자인 영역에도 늘 관심이 있던 사람이었다. 새암님은 경영을 전공했고 스타트업 고관여 경험들을 쌓아오다가 5년 전부터 외식업을 창업하고 운영했다. 세 사람의 모든 경력을 나열하긴 힘들겠지만, 새로운 외식업 브랜드를 기획하고 개발, 운영하는데 필요한 역할과 경력들을 골고루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쓰고 보니 팀 자랑인 것 같기는 하지만...)


고피자 재직 당시 민호님


프리랜서 활동 당시 다운님


네키드윙즈 창업 및 운영 당시 새암님


물론 모든 창업이 그렇듯 운영하고 성장하며 더 크고 중요한 역할들이 필요하고, 우리 스스로도 성장하며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외부 자문이나 외주 등이 불가피할 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만 조금 더 직접적이고 쉽게 설명하자면 창업자가 직접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을수록 지출이 줄고 이는 창업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그럼 어떤 성향의 사람이 창업에 적합할까?


정답은 없겠지만 철저하고 계산적인 성향도 있어야 하지만 때로는 무식할 정도로 실행력이 충만 (?)하고 비계산적인 성향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결심할 당시에는 '우리도 이런 회사가 될 거야'라는 마음가짐으로 굉장한 회사를 목표로 삼지만 정작 그런 회사들이 창업 후 어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그 위치에 있게 되었는지는 잊어버리기 쉽다.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그래서 가급적(?)이면 쉽지 않고 도전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일수록 창업하기 좋은 성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 그럼 멋져 보이는(?) 이야기, 자화자찬(?)은 그만하고, 직접 공동창업을 하면서 느낀 부분과 주변의 사례들을 보며 깨달은 공동창업의 장단점을 (물론 더 많은 장단점들이 있겠지만) 세 가지씩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본다.




장점 1. 결국 창업은 아이디어보다는 실행력


아무리 끝내주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 나도 그런 생각 했었는데', '저거 원래 내가 먼저 생각했던 아이디언데', '그때 해볼걸' 모두 과거에 머물고 있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후회하는 문장일 . 결국 누가 먼저, 그리고 얼마나  해내는지가 중요하다. 물론 탄탄한 시장조사

필수. 계획 없는 무분별한 창업이나 속도만 추구하는 창업은 지양하는  좋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도 모른  수영에 자신 있다고 뛰어드는 것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수심을 파악하고 구명조끼가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  물에 뛰어드는   나을  있는 것처럼.


밥 레시피 개발 중인 모습


김밥랩 하프 컷 적용 여부 논의 중 커팅 테스트


본점 기본 인테리어 공사 후 메뉴 개발 마무리 중인 바비스패밀리




장점 2. 기쁨은 나누면 두 배, 슬픔은 나누면 반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그 이야기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시간을 두고 지내며 더 느끼기 마련이다. 서울재즈페스티벌 입점이 결정됐을 때 아이처럼 뛸 듯이 좋아하던 세 명의 모습 ('개업 2개월 만에 참여한 페스티벌' 읽으러 가기), 단체 주문이 들어와 체력적으로는 힘들어도 재미있게 해내던 모습, 갑자기 매출이 반 토막 나서 일희일비하다가도 퇴근 후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다짐하던 모습들. 결국 함께하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과 장면들이지 않을까. 기쁨은 나누면 세네 배, 슬픔은 나누면 반의반이 되는, 더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키오스크 도입 후 신난 바비스패밀리 공동창업자




장점 3. 실제 사장 vs. 사장 마인드


제목 그대로 실제 사장인 사람과 실제 사장은 아니지만 사장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동기부여나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예외로 일 잘하고 성취욕이 강한 인재들은 사장 마인드만 있어도 실제 사장처럼 해내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문 케이스. 투자 형태, 이익 구조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일 수도 있겠다. 결국 맡고 있는 역할과 책임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닐까?


본점 가오픈 기간 중 임시 휴무일에 키오스크 설치 당시 모습


다양한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딜레마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사장님들은 직원분들에게 사장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자,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자고 강조한다. 직원분들은 그런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동기부여나 복리후생이 없다면 그러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얼마나 기대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사장은 사장이고 직원은 직원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이상적인 범위 내로 조정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더 건강한 업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겠지.




단점 1. 서로 다른 성향과 소통 방식


MBTI, MBTI, MBTI.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단순히 '너 혈액형이 뭐야?'라고 묻고는 했던 정도에서 이제는 상대방의 행동을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표가 되었다.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똑같은 의미의 말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기도 하는데 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어느 누구도 완전히 동일한 조건 속에서 태어나 배우고 자라지 않았을 테니. 그러다 보니 일주일 내내 머리를 맞대고 모든 영역에서 함께 고민해야 하는 공동창업자들의 경우 서로의 언어나 행동, 태도 등에서 오해할 만한 일들이 있다. 다만, 비록 단점으로 적기는 했지만 다른 성향과 소통 방식을 가진 파트너와의 교류에서 혼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본점 새로운 포스터 시안 부착 후 가시성 확인 중인 다운님 (앞) 과 민호님 (뒤)


결국 한 방향,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시간이 아닐까?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며 결국 이 모든 과정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단순한 MBTI 결과를 넘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생기지 않을까? 각자의 방법 속에서 서로의 방식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게 해결 방법이지 않을까.




단점 2. 의사 결정의 난이도


혼자가 아닌 여럿이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결정하는 과정이나 방법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의 속도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물론 사업이 성장하고 각자의 역할을 더 심층적으로 해내야 할 때에는 팀 또는 부서 내 결정할 수 있는 권한들이 생기겠지만 사업 초기에는 모든 사안이 고민거리이고, 모든 상황이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는 방식을 일관되게 하고, 논의나 토론을 일상화한다면 조금 더 나은 의사 결정의 과정이 되지 않을까?


메뉴 관련 회의 중인 바비스패밀리 공동창업자 (촬영: 템토그래퍼)




단점 3. 비교적 적은 이익 분배


'셋이 해서 누구 코에 붙이려고 그래?', '셋이면 적어도 매장 세 개는 해야겠네'라고 말씀하시는 어른들이 있다. 지당한 말씀이다. 창업 전선 속에서 공동창업자의 급여를 만들어 내는 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게 아니라면 수익 분배는 둘째치고 공동창업자 각자의 직전 연봉을 맞추는 것도 꽤나 큰 과제일 수 있다.


단, 일부만 보자면 그럴 수 있지만 비교적 적은 이익 분배의 의미를 다르게도 해석할 수 있다. 투자의 관점이나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는 혼자서 창업하는 것보다 함께 창업하는 게 비교적 안정적일 수 있다. 물론 다양한 사유로 문제가 생기는 공동창업자들을 볼 수 있지만 이는 제대로 된 계약서, 규칙 설정과 상호 존중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바비스패밀리 공동창업자 간의 주주간 계약서는 8장 가량 된다...! 서로를 못 믿어서가 아닌 믿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작성해야 하는 게 계약서다)




창업은 쉬운 과정이 아니다. 공동창업은 더더욱. 이미 알고 시작했지만 하면서도 뼈저리게 느낀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이 모든 과정들이 피와 살이 될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INTERVIEW>

Q. 당신에게 공동창업이란?

민호: 이 전에도 공동 창업을 한 번, 단독 창업을 한 번 해본 적이 있다. 각기 나름의 장단점이 명확하고, 두 번의 경험으로 그걸 뼈저리게 느끼기도 했다. 단순 우정과 믿음 만으로는 사업으로서의 끈끈함을 보장해 줄 수 없기에, 계약서 등의 텍스트로 이를 잘 명시해 놓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잘 지켜내면 이보다 더 든든한 창업 형태가 있을까 싶다.

다운: 고난의 길.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며 나아가는 것이 공동창업이라고 하지만 실제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고 단점을 인정하는 것은 어렵고 고단한 일이다. 하지만 서로가 노력하여 이를 잘 극복한다면 분명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지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공동창업이 어쩌면 우리에겐 건강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바비스 빠이팅!

새암: 굳이 묘사를 해보자면 '이게 맞나 싶다가도 이 맛에 하지'로 결론짓는 매력적인 구조(?)라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절대 해내지 못할 일들도 함께라서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처럼 재미있게 정진하다 보면 사업의 성패와 관계없이 값진 경험으로 가득 찬 팀과 개개인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가오픈 당일 바비스 본점에서


행복하(게 일하)자,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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