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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스패밀리 Nov 11. 2022

초창기 핵심 팀원을 채용하다

1호 팀원 '한솔 점장' 채용 이야기

올해 2분기 초에 바비스를 창업하며 2022년을 어떻게 보낼지 여러 방향으로 논의한 적이 있다. 그중 가장 이상적이고 현실적이었던 두 가지 계획은 아래와 같았다.

본점만 운영하며 연속적인 팝업, 페스티벌, 콜라보 등의 이벤트로 경험 축적 및 인지도 상승

직영점 1개 추가 운영하며 2개 지점 운영에 대한 경험 축적


결론적으로 가맹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바비스'라는 브랜드로 또 다른 상권, 공간에서의 경험의 더 필요할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수많은 준비 사항들 중 핵심은 개점을 위한 자금 마련과 추가 인력 편성이었고, 우리는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기로 한다.





이제는 팀원이 필요한 시기


세 명이 공동창업을 했다 보니 딱히 채용이 필요하지 않았다. 각자의 역할도 명확했고, 더군다나 매장 하나를 운영하는데 추가 인력은 (100인분 이상의 단체 주문이나 페스티벌 같이 특수한 상황을 뺀다면) 필요 없었다. 2022년의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쓸지, 어떤 준비를 마치고 2023년을 맞이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우리는 추후 가맹 사업 진행 시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 (예, 다른 상권에서의 매출, 다지점 매출 추이, 다지점 운영 및 관리 매뉴얼화 등)를 위해 2호점 준비 및 개점을 결심하게 된다.


매장 내 고객 동선 이해, 주방 및 홀 배치에 따른 운영 난이도 상이, 세부 비용에 대한 인지 등의 이유로 아직 인테리어도 외주로 하지 않고 직접 해야 하는 단계라고 믿었다. 또한 팀 내에서 인테리어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 되기에 무엇보다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테고. 우리의 2호점 체크리스트는 아래와 같았다.


2호점 개점을 위해 사용했던 팀 내 체크리스트 (노션)


1호점 운영이 안정화될 즘에 새암님의 사무실 시간을 확보해 상권 조사, 계약 및 재무 관련 행정 업무 등을 진행하기로 했고 상권 조사를 할 때까지는 별다른 생각 없이 각자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진작에 생각했어야 할 만큼)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장 매장 인테리어를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암님 뿐만 아니라 다운님의 시간도 확보되어야 했고, 결국 매장 2개를 운영하려면 우리 셋 말고 또 다른 누군가가 필요했다. 파트 타이머를 채용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었겠지만 매장도 몇 개 없고 매일같이 무수한 테스트를 진행하며 브랜드를 가다듬어 가는 상황에서 '아무나 매장 일을 도울 수 있는 사람'보다는 매장 일을 하면서도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믿음이 확실해졌고, 그렇게 우리는 1호 팀원(정직원) 채용을 결심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팀원은 누구?


아름다운 단어들을 사용해 '우리는 이런 분을 찾습니다'는 거두절미하고,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역할부터 나열하기 시작해서 이런 팀원이 나중에 우리가 본사의 역할을 하게 되었을 때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래와 같이 의견을 모았다.

외식업 주방과 홀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

주방 업무는 단순히 요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홀 업무는 단순히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새로운 일에 대해 호기심이 있고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갖추고 있는 사람

습득력이 빠르고 본인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알려줄 수도 있는 사람

주방 업무나 홀 업무에도 관심이 있지만 결국 매장 전체의 운영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

매장 하나를 넘어 2개, 그리고 그 이상의 매장 운영 및 관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

브랜드 또는 회사 초기에 합류해 긴 여정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

그 이외 기타 오만가지 우리의 바람들...


이승철이 부릅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네, 없습니다. 있을 리가 없겠죠.
줄 수 있는 것보다 바라는 게
더 많은 상황인 게 뻔한데요.


그래도 우리가 바라는 1호 팀원상을 잘 정리한 것에 의미를 두고, 헛된(?) 꿈은 접어둔 채 매장 일을 잘 보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던 참이었다.




이런 걸 인연이라고 하는 걸까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욕심(?)이 아직 남아있던 새암님은 네키드크루 공동창업자인 준기님과 통화 중에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한다.

네키드크루: 이태원에 위치한 치킨 윙 전문점 '네키드윙즈'를 운영하며 진돗개핫소스, 이태원 페일에일 등을 개발하고 판매 중인 F&B 회사


네키드크루에서 2년간 근무하던 솔님은 가족 사업을 배우고 이어가겠다고 결심하고 일을 그만뒀었다. 당시에 업무 역량은 물론이고 다방면에서 네키드크루와 합이 잘 맞았던 터라 솔님의 퇴사는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그랬던 솔님이 돌연 더 이상 가업을 이어가지 않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고 전해 듣는다. 이게 무슨 일이람. 일단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새암님은 주저 없이 솔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통화 내용 - 기억에 의존함>

새암: 솔님, 잘 지내시죠?

(중략)

새암: 준기님한테 대충 이야기 전해 들었어요.
솔: 네, 맞아요. 지난 몇 개월 동안 도전하고 노력하면서 제가 뭘 더 좋아하는지 깨닫게 된 거 같아요.
새암: 아, 그래요? 그게 뭐예요?
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웃음) 결국 외식업 쪽 일이지 않을까요?
새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있는 힘껏 참아가며) 그럼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요?
솔: 제 가게를 한 번 차려보고 싶은데 어느 정도 자금을 마련해야 하니 일단 구직하고 있어요.

(중략)

새암: 솔님, 우리 만나서 이야기해요.
솔: 좋아요!


아니, 정말로 이게 무슨 일이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플레이어가 FA(Free Agent) 시장에 이렇게 나온다고? 본점 오픈했을 당시에 축하한다며 지나가던 길에 혼자 들러 맛있게 먹고 갔던 솔님. 그 당시에도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해 줬던 그 솔님이 지금 구직 중이라고? 이건 분명 하늘이 주신 기회였다.


본점 가오픈 기간 중 방문했던 솔님 (본인 동의 없이 올림)




진솔한 대화, 그리고 합류를 위한 결심


솔님과 만나 약 한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흰색 칠판에 바비스를 창업하고 싶었던 순간부터 어쩌다 셋이 공동창업을 하게 되었는지, 본점은 어떤 이유에서 저런 모습으로 창업했는지, 지금은 어떤 단계를 거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순간들을 기대하는지. 이미 솔님이 매장 내에서 어떻게 일하는지는 네키드윙즈 근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매장 관련 업무 내용의 대화가 길어질 필요는 없었다. 그보다 바비스패밀리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솔님은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지, 이 둘의 공통분모가 있는지에 집중해서 대화를 나눴다.


사실 솔님의 합류가 간절하기도 했고, 만나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솔님에게도 아젠다를 공유해 주는 게 여러모로 효율적일 것 같아서 대략적으로 설명을 드렸었다. 2호점을 준비하려고 하고, 본점에서 팀원으로 시작해 점장, 추후에 회사가 성장해서 본사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 운영팀에서 역할을 해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솔님에게 물었다.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해나가고 싶냐고. 문장 자체가 기억에 나지는 않지만 그 당시 몇몇 키워드를 떠올려보면 아래와 같았다.

매뉴얼화

정리 및 관리

소통 및 교류

외식업


바로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공동창업자 셋의 역할은 굉장히 유기적이면서도 분리되어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비즈니스가 잘 성장해 본사의 형태를 꾸리게 된다면 경영지원팀, 재무팀, 구매 물류팀, 메뉴 개발팀, 브랜드팀 등의 역할은 소화 가능한 영역이지만 회사가 성장하며 마케팅팀, 운영팀에 대한 전문 인력 충원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본다. 물론 각 팀에서도 더 세분화 시켜야 할 직책과 역할들이 있겠지만 솔님의 적성과 관심분야는 본사의 일원으로 운영팀 역할을 해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위 내용들을 포함해 근무 조건, 결정하게 된다면 합류 시점 등에 대해 추가로 논의했고, 그 자리를 마무리하며 솔님이 한마디 했다.


하겠습니다. 함께하고 싶어요.




너무 기뻤고 고마웠다. 본점 매장 운영 때문에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던, 그리고 같은 마음이었을 민호님과 다운님을 대변해 새암님은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지금은 우리가 필요로 해서 솔님에게 제안하고 도움을 받지만 나중에는 솔님에게 도움이 되고 의미 있는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고. 그렇게 솔님은 바비스패밀리 1호 팀원이 되었고, 지금은 본점 점장의 역할을 맡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INTERVIEW>

Q. 바비스의 입사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솔: 여러 가지 감정들이 들었지만 그중에 제일 컸던 감정은 '신기함'이었다. 사적 모임의 목적 외에 업무 목적으로 누군가가 나를 찾아준 경험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 신기함으로 시작해 지금은 '감사함'으로 바뀐 이 감정과 기분은 아직도 많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어느 집단이라도 초창기 멤버는 중요한 법인데, 그 한자리에 나를 믿고 권유해 줬다는 점이 참 감사하고, 그 믿음에 부응하고자 계속 열심히 임하게 되는 것 같다. (더 간단히 표현해 보자면) 짜릿했다!

-

Q. 바비스에 입사 후 근무하며 느낀 점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솔: '자유로움'이라는 단어가 제일 적합할까. 세무회계를 전공했음에도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목표로 하지 않은 이유는 틀에 갇힌 행동, 생각들을 너무나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바비스의 근무 환경은 이유나 근거 없는 반대 또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는 의견 나눔과 토론, 의사 결정이 일상이다.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거나 공유할 수 있고, 합리적 추론이 특성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늘 이뤄지는 게 너무나도 이상적인 근무 환경이다. 추가로 모든 공동창업자가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했기에 배울 것들도 다양하고 많다는 점이 좋다.

-

Q. 2호점 창업을 결심하고 팀원을 채용할 때 기분이 어땠나요?

민호: 본점 오픈 준비할 때보다 더 불안했다. 첫 오픈 전엔 수가 틀리면 셋이서 어떻게든 몸과 머리를 맞대서 해결하면 되겠다는 막연한 안정감(?)이 있었지만, 이젠 둘로 쪼개지게 될 판이니 이를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이내 사그라들고 마는데... ('다음 편에 계속' 느낌으로 마무리)

다운: (절대 그렇지 않지만 예를 들자면) 이전까지는 동아리 활동이었다면 솔님이 채용되면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이 사람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 믿음, 그리고 그로 인한 책임감까지! 단순히 일손이 늘어난 것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새암: 걱정과 기대가 공존했다. 2호점을 개점하고 초기 안정화 시키는 과정 속에 운영하며 수지 타산이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다가도 새로운 사람에게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바비스를 소개하고 알려줄 수 있다는 사실, 공동창업자 이외에도 누군가가 바비스에 열심을 다하게 된다는 사실이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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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솔님의 입사부터 지금까지 느낀 점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민호: 주방 일을 잘할 거라는 부분은 워낙 들은 바가 있어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물론 기대한 것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셔서 더 리스펙하게 됐지만. 이와는 별개로 솔님이 회사 생활을 해보지 않으셨던 터라 소통하는 방식에 어려움이 있진 않을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내 바비스패밀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소통 방식(여전히 부족하지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그 안에서 본인의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도 많이 돌아보게 됐다. 농담, 음악, 여가 코드도 잘 맞아서 일 얘기 말고도 서로 다양한 주제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어서 금방 친해진 것 같다. 지금까지도 너무 좋았고, 지금도 좋다. 솔님은 앞으로도 나와 바비스패밀리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것 같다.

다운: 우리 상황에 알맞은 인재를 채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점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일손의 공백을 기대보다 훨씬 잘 채워주고 있다. 아니 채워주는 게 아니라 넘치게 매워주고 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새암: 가끔 솔님이 8월에 합류했다는 사실에 놀란다. 첫 달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늘 함께해왔던 존재처럼 어느새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팀원이 되었다. 지난 3개월이 3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서로 의지하고 보완해 주며 정진하고 있다. 정말 좋다.



바비스 영등포구청점 가오픈을 앞두고


자칭 바비스 노조위원장이라는 솔님 (웃음)

저희 비전에 공감하고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재미있고 보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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