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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르마님 Dec 07. 2021

초겨울 감기

너의 마음을 느끼다

애들 아빠가 몸살 기운이 있어 방에 쏙 들어갔다.

아이들 감기, 그 다음 나, 마지막에 남편… 돌아가며 초겨울 감기를 치룬다.


자꾸 물어 본다. 아빠는 왜 같이 밥을 안 먹고 방에 있냐며,

화났는지, 어디가 아픈건지. 궁금해한다.

<감기가 걸려서, 아빠가 방에서 쉬고 있어. 아빠는 나중에 따로 밥 먹을꺼야>


네살 아들 녀석이 왠일인지 자꾸 아빠가 있는 방문 앞을 서성거린다.

<왜 그래? 아빠한테 가보고 싶어?>

<아빠가 걱정되. 아빠한테 가보고 싶어>

문을 살짝 열어주고, 손한번 잡아주고 나오라 한다. 아빠 손 한번 잡고 쏜살같이 튀어나온다.


문득, 내가 아파서, 친정에 가서 하루종일 누워있던 지난 주말이 떠오른다.

밖에 나가길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가, 할머니한테는 코 잘 거라서 나가기 싫다고 하고,

밖에 나가는 할머니와 누나를 배웅하고는, 내 옆에 엎드려 자꾸 종알종알 하던 그 모습.

약기운에 훅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여전히 내 옆에 꼭 붙어서 만화 나오는 테레비만 보고 있던 그 모습.


내가 아파서 잘 때도, 엄마가 걱정되서 옆에 있었던걸까.

그 마음은 다 알 수 없지만, 괜히 내 옆에 있던 그 모습이 떠 올라, 마음 한켠이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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