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기다려주지 못해서
한참 말수가 늘고 말을 잘 하던 아이가
어느날 특정 단어를 어려워하며 더듬더듬 말한다.
인터넷으로 육아를 배우는 초보 엄마는,
언어가 늘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그래서 내색하지말고 기다리라는 말을,
머리로는 이해하나 마음은 못받아들였나보다.
<어..어..어..어엄마가 아니야. 천천히 얘기해야지! 천천히 또박또박~ 그렇지, 그렇지>
최대한 친절하게,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어느 순간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진이찬이 엄마라고 부른다. 왜 그럴까.
<왜 엄마라고 안 불러?>
<어어 엄마라고 부르면 말하기 힘들어서. 진이찬이 엄마가 편해. 이제 계속 이렇게 부를꺼야>
가슴에 큰 돌이 하나 쿵 떨어진다.
미안하고, 또 미안해. 조심하고 또 조심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