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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즈 Jan 23. 2022

고양이를 입원시키고 온 집사의 심정을 서술하시오.

말랑콩떡이 중성화했어요(2)

성격상 좀더 겁이 없고 적극적인 말랑이 먼저 수술을 시켜야겠단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둘다 애기니까 조금이라도 체중이 더 나가는 아이를 먼저 수술하자는 마음에 둘 다 병원에 데려갔다. 말랑이가 커보이는 게 털찐(털 때문에 살쪄보이는) 것만은 아니었던 듯. 0.2kg 정도 몸무게가 더 나가기에 말랑이를 입원시키고 왔다.

"말랑이는 씩씩하니까 잘 할 수 있지? 내일 봐~"
자기한테 일어날 일을 까맣게 모르는 말랑이를 쓰다듬으며 인사하고 나오는 길.

나래가 힘들어하는 걸 봤기에 하룻밤 병원에서 항생제도 맞고 진통제도 맞으면서 관리 받는 게 더 낫겠다 생각하면서도,
갑자기 너무 아픈데 언니고양이도 집사도 없이 혼자 병원 입원실에 갇혀있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착잡한 마음에 원래 도수 받으러 병원 가려던 것도 취소하고, 집에서 창밖을 보며 걱정만 가득......하다 잠들었는데, 수술이 잘 끝났다는 전화에 깼다. 

눈앞에 있는 콩떡이가 더 안쓰러웠다. 목청이 걱정될 정도로 울었다. 말랑이랑 함께 들어가 있었던 눕눕백을 계속 들여다보며 니야앙 니야앙 울었다. 온 집안을 헤매며 말랑이를 찾아다니고 울기도 했다. 사냥놀이를 해주면 잠시 잊고 깃털을 따라다니며 놀다가, 조금만 지나면 또 온 집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울었다. 말랑이가 어디 숨어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지금까지 그런 적이 없었는데 한밤중에 엉엉 울어서 잠이 깨기도 했다. 같이 금식하느라 배고팠을텐데, 밥도 잘 안 먹었다. 영문도 모른 채 혼자 남겨진 콩떡이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더더 심란했다. 


우리 착한 콩떡이는 자기가 수술했을 때보다 이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오히려 수술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픈 애 맞나, 싶게 습식 파우치 85그램을 혼자 싹 비운 다음에 사냥놀이에 참전했다. 말랑이가 오히려 힘도 없고 해서 화장실 갈 때 들어다 줬는데, 콩떡이는 불끈불끈. MBTI 과몰입러처럼 말하자면 말랑이는 T(사고형) 콩떡이는 F(감정형)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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