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를 닮은 아이를 보며, 나를 키우기로 했다

by 날아올라

상처받은 내면아이와 나의 아들을 함께 키우는 이중육아 기록



​병원에서 수만 번 환자들의 상처를 케어하는 일은 15년 차 간호사인 내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내 안에서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어린 나'의 상처는 한 번도 들여다보지 못했다.

​7년 만에 병원을 떠나고 나서야, 팽팽하게 당겨졌던 삶의 실밥이 툭 하고 터져버렸다.
'번아웃'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몸의 신호.
그때 다시 일으킨 건, 나를 꼭 닮은 눈을 한 다섯살 아들의 손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거울 속의 나를 매일 마주하는 일이었다. 아이가 이유 없이 떼를 쓸 때 내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사실 아이를 향한 것이 아니라 단 한 번도 떼를 써보지 못했던 '내면 아이'의 비명이었다.

아이에게 따뜻한 국을 떠먹이며 굶주렸던 나의 유년을 먹이고, 아이를 품에 안아 재우며 알몸으로 쫓겨났던 그 밤의 나를 함께 안아 재운다.

​지금도 여전히 우울증 약을 먹는다.
누군가는 약에 의존하는 엄마를 비난할지 모르지만, 간호사인 내게 약은 '사랑의 방패'다.

내 안의 트라우마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내 아이를 찌르지 않도록, 기꺼이 의학의 도움을 빌려 나를 다스린다.

​이 기록은 내 아들을 온전한 사랑으로 키워내기 위한 투쟁기이자, 내 안의 상처받은 아이를 비로소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이중육아'의 일기다.

​오늘도 나는 선택한다.
엄마의 광기가 아닌, 나의 의지로 이 아이의 미래를 꽃길로 만들기로.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