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순간을 사랑해

-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

by 날아올라

엄마, 아빠의 전부이자 기쁨인 아들아,


네가 자라 이 글을 읽게 될 때쯤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구나.

곤히 잠든 네 작은 얼굴을 매만지며 엄마는 처음으로 온전한 평화를 느껴. 엄마 배 속에 네가 처음 찾아왔던 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덜컥 겁이 났었어. 몸집만 어른으로 자라버린 엄마 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불쑥 분노나 슬픔, 우울함으로 둔갑해 너를 아프게 할까 봐.


우리 안에는 단 한 명의 내면아이만 있는 게 아니란다. 살아가다 깊은 고통을 겪을 때마다, 그 상처받은 자리에 멈춰 서서 더 이상 자라지 못한 수많은 아이들이 존재해. 그 고통을 주는 사람이 가족일 수도, 친구나 연인, 혹은 선생님이나 직장 동료일 수도 있을 거야.


엄마에게 그 고통의 시작은 '가족'이었단다. 나를 가장 다정하게 품어주어야 할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 가장 미워해야만 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비극. 엄마는 그 모순을 기꺼이 인정하고, 내 안의 수많은 상처들을 꿰매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했어.


아마 네가 조금 더 크면, 가끔은 슬퍼 보이고 약을 먹는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아가야, 꼭 기억해주렴. 엄마가 흘린 눈물은 단 한 방울도 너 때문이 아니었어. 오히려 널 너무나 사랑해서, 내 마음속에 아주 오래된 병을 고치느라 흘리는 치유의 눈물이었단다.


글을 쓰며 엄마는 가끔 흔들리지만, 이제는 나 자신이 결코 완벽할 수 없음을 편안하게 인정하기로 했어. 내 삶이 거창한 목적을 띠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일매일 그 목적을 다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증명하고 싶었어.


나의 상처를 치유하고 대물림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 그리고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 그것이 엄마가 글을 쓰는 진짜 이유야. 그래서 마지막 장은 오직 너만을 위한 이야기를 남기려 해.


아들아, 세상에서 가장 아껴야 할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이란다. 소설가 김훈은 이런 말을 했어.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거다. 그러니까 니들 맘대로 해 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이 말처럼, 네가 스스로를 아끼지 않으면 그 누구도 너를 존중해주지 않는단다. 타인의 시선에 네 존재의 가치를 맡기지 마렴.


지식만 가득 찬 사람은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거센 폭풍 앞에서도 뿌리가 뽑히지 않아. 진짜 공부란 머리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지혜'를 얻는 일이야. 너의 이름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이끄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자라주길 엄마는 믿고 있단다.


잠들기 전 엄마가 항상 해주던 말, 기억하니? 너는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엄마 아빠에게 사랑받기 위해 억지로 '착한 아이'가 되려고 애쓸 필요 없어. 네가 실수로 컵을 깨뜨려도, 고집을 부리며 울어도 엄마는 변함없이 널 사랑해. 너는 그저 숨을 쉬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할 존재야.


엄마와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둥지가 되어줄게. 이곳에서 마음껏 쉬고 단단해진 다음, 어른이 되면 네가 원하는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가렴.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주어서 정말 고맙다.

너의 모든 순간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 너를 만나 비로소 진짜 엄마가 된,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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