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52주의 시간

일년은 365일 52주..

by 이웃의 토토로

일 년은 365일 52주의 시간으로 나뉜다. 30일 4주 단위로 묶으면 한 달이 된다. (물론 며칠 차이가 나긴 하지만..) 300일이 넘는 시간은 꽤 길어보이지만 주단위로 세면 생각보다 얼마 안되는 시간인 것 처럼 느껴진다.

연초의 한 주와 연말의 한 주는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이지만, 연말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연초에는 설날부터 3월, 5월, 6월에 있는 빨간날들이 반겨주는데 연말로 가면 공휴일 하나 없는 11월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0월부터 한 해의 성과를 내고 정리하느라 가속도가 점점 더 붙게 된다. 이렇게 몰리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반기, 분기의 일정으로 쪼개도 보지만 4/4분기인 연말이 바빠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11월 마지막 한 주가 52주 중에서 제일 바쁜 것을 몇 년 겪고나니 올해는 꼭! 쫓기지 않아보리라 생각했다. 일정을 한 주씩 당겨서 11월 21일이 11월에 해야하는 일의 마감일이라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이번주에도 몇 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마감효과를 듬뿍 누리면서 일을 몰아치고 있다.


해야할 일과 시간을 조합하여 일정을 관리하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60cm 길이의 책장 한 칸이 시간관리에 대한 주제일 정도로 책은 많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된건 아니다. 올해 본 것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1년 이라는 긴 시간을 하나의 기간으로 생각해서 설계하지 말고, 12주 단위로 끊어서 잡으면 훨씬 밀도 있게 작업을 몰입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위대한 12주>라는 책이었다. 왜 12주 단위가 좋은지, 12주 단위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책이었는데 다 읽고 나서 12주도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끈기가 부족하고 산만한 성격 탓인지도 모르겠다.


사회 초년생 시절 유행하던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몇 년 동안 써보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 결국 다이어리를 쓰기 위한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나의 업무 정리 스타일과 맞지 않아서 그만 두게 되었고, 심플한 12장의 월별 캘린더와 (날짜도 없이) 가로로 된 라인만 있는 다이어리 형태로 정착을 했다. 날짜가 써있는 데일리나 일주일을 한 장으로 만든 위클리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 날이 너무 큰 여백으로 낭비인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다.

자기 손에 잘 맞고 정리하는 스타일에 알맞은 노트를 찾아서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은 가로줄만 있는 아이보리색의 미도리 MD 노트와 까만 표지가 인상적인 마루앙 므네모시네의 A5 사이즈 노트를 메인으로 꺼내놓고 있다.


20251126. 1,258자를 썼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비오는 가을날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