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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likehuh Jun 03. 2022

감정 컨트롤에 실패하다.

가끔은

감정은

때때로 무질서하게 휘몰아친다

내가 만든 소용돌이에 내가 휩쓸려 컨트롤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나에 대한 컨트롤을 잃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한참을 조절하려고, 내 손아귀에 쥐어두려고 노력했다. 마치 강박처럼, 내 감정을 깊이 묻어두려고 했다. 하지만 감정은 내가 무시하면 할수록 내 안에서 나를 집어삼켰다. 호시탐탐 나를 노리면서 빈 공간을 찾아 스며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꼭 쥐었던 손을 놓아버렸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나를 좀 더 연약한 사람으로 만들고자 빈자리를 내주었다. 좀 더 사람답게,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 되고자 했다.


감정은 마치 전염병 같아서 내 주변 사람에게도 흘러들어 갔다.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그런 나를 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항상 솔직하자’라고 생각했던 지난 시간들은 어떨 땐 독이 되어 돌아왔고, 어떨 땐 진심 어린 마음의 공명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 독이 아팠다. 좋은 것들을 한 아름 가져다주어도 잠깐의 독이 나를 더 크게 건드렸다. 감정을 숨기고 상대방에게 맞추어주는 것,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 나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 안정에 마음을 놓고 살아가는 것과 위태로워도 진실된 나로 살아가는 것, 어느 것이 더 나에게 행복한 삶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계속 실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옥죄여오는 사회 속에서 진실된 나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일까, 좋은 인간상을 정해두고 그 틀 안에 나를 구겨 넣는 것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계속 도전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삶이 좋은 삶일까? 독하게 살아가는 게 미래의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까?


일단 살아보는 수밖에 없다. 버티면서, 묵묵히 살아가는 방법뿐이다. 그러면 답을 알게 될까, 미래의 내가 답을 알려줄까.


오롯이 내 힘으로 사는 것, 내 존재를 나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내 힘이 될 것이라는 것 말고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경험이 고프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보고 싶다.


https://youtu.be/oL0KS76D5p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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