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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작가 Jan 30. 2022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동양의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 고미숙 지음

사람은 천지의 기로 써 태어난다. (<소문>, [육절장상론])




친구 중에 매일같이 위가 답답하고 아프다고 하는 친구가 있었다. 매일같이 피자를 먹으며 본인은 커서 피자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친구를 보며 솔직히 이유를 대략 추측할 수는 있었지만, 그 친구가 병원에 가서 CT를 찍고 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도무지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내가 다 답답할 정도로 원인을 못 찾고 있는 친구가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호주에 있는 한국인 한의사가 친구에게 담적병이라는 증세를 알려줬을 때 나는 이 담적병이 도대체 왜 일어나는 거고, 왜 서양의학에서는 이 담적병이라는 병이 정식적으로 병으로 인식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한의사가 아니기에 그 두껍고 어려운 동의보감을 읽기보다는 언제 한번 요약본이라도 읽어봐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마침 한국에 돌아온 부모님 집에 이 책이 있었다. (실은 자가격리 기간이라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정말 새롭게 깨달은 사실은 동양의학이 내 관점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서양의학의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매우 서양의학과 다른 노선을 추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반대라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동양의학은 우리의 몸을 하나의 소우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기혈은 위아래로 왕래하며 밤낮으로 쉬지 않고 돌아간다. 마치 강물이 바다에 닿을 때까지 끊임없이 동쪽으로 흘러도 고갈되지 않는 것과 같다. 고갈되지 않는 이유는 산과 강의 구멍이 모두 서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은 땅속에서 순환하여 흐른다. 해와 달의 운행도 마찬가지다. (내경 편, '신형', 16쪽) P122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만, 조금 풀어서 말하면 우주에 지수화풍이 있듯이 내 몸 또한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화와 목금이 결합해서 형체가 되고 형체가 흩어지면 다시 수화와 목금으로 나누어진다. P123

마치 매트릭스 이론처럼 느껴진다. 


동양의학에서 고통은 우리 몸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신호로 인식을 하고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하지만, 현대의학은 어떤가? 고통이 생기면 무조건 병원부터 가고, 진통제를 처방받아먹으며 고통으로부터 해방하기만을 원한다. 동양의학은 이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가만히 고통을 들여다보고 그 고통이 어디서부터 발생하고 근본적으로 어떤 행동을 통해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환자의 생활습관과 양식을 기초로 파악한다. 


이 개념은 위가 문제라고 하면 위를 곧바로 치료하고, 장이 문제라고 하면 장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개념과 상반된다. 동의보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점은 모든 오장육부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며, 어느 한 장기의 질병은 다른 장기의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동양의학에서 신장의 기능이 이렇게 중요한지 이제야 깨달았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신장은 정을 저장하는 곳, '물의 나라'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자 지혜의 근원이다. 아이디어가 속출하려면 가장 먼저 신장에 물이 넉넉하고 또 잘 돌아야 한다. (서양신화에서도 물의 신은 지혜를 상징한다.) 이 정이 척추를 타고 올라가서 뇌를 이룬다. "뇌에서 꼬리뼈까지는 위아래로 정수가 오르내리는 길이다."(외형 편, '머리'444쪽) 

남성들이 성욕을 자제하지 못하고 사고를 치는 행위, 건망증, 우울증, 여성들의 생리불순,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잘 받거나, 감정조절이 안돼서 툭하면 눈물을 흘리거나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신장이 약할 때 생기는 일이라고 동의보감은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단순히 자주, 그리고 많이 걷는 것이다. 일단 하체를 많이 쓰면 된다. '걸음아, 날 살려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정말 흥미로운 점은 꿈이 우리 장기에서 내보내는 신호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부인이 귀신과 교접하는 꿈을 꾸고 유난히 놀라고 무서워하였다. 또 꿈에서 신당, 저승사자, 배, 노, 다리를 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15년이 지났다. 결국 임신도 못하게 되었고 모든 방법으로 치료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대인이, "이것은 양화가 상부에서 성하고 음수가 하부에서 성하기 때문이다. 귀신은 음의 영험이고, 신당은 음의 장소이며, 배, 노, 다리는 물과 관련된다. 양촌 맥이 모두 침복 한 것은 가슴속에 담이 실하기 때문이다."라 한 뒤에 3번 토하고 3번 설사하고 3번 땀을 내게 하였다. 10일이 지나지 않아 꿈을 꾸지 않게 되고 한 달 뒤에 임신하였다.(내경 편, '몽',152쪽)

똑바로 누워 자면 가위에 쉽게 눌린다는 사실을 알았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똑바로 누워서 손을 가슴 위에 올려놓고 자면 가위에 눌릴 가능성이 높다.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굽히고 자면 가위에 눌리지 않고 꿀잠을 잘 수 있다고 한다. 잠을 푹 자려면 머리가 차가워야 한다. 머리에 있는 피가 간으로 다 수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온도를 낮추고 머리는 차갑게 몸은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동양의학에서 내가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모든 병은 다 이유가 있고, 천지만물이 다 약이며 가장 좋은 약은 운동이라는 것이다. 나가서 뛰어놀고 열심히 걸으면 웬만한 병은 다 자연치유가 가능하며, 때로는 감기에 걸렸을 때는 내 몸이 알아서 자연치유를 할 수 있게끔 고통을 참아내고 인내하는 것도 하나의 내 몸을 위한 처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계속해서 백신을 강요받고 알지도 못하는 물질을 내 어깨에 계속 주입해야 하는 이 현실이 참으로 원망스럽다. 천지만물이 다 약이라고 동의보감에서는 말한다. 

과연 이 다양한 천지만물을 이용해서 전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지금의 현상황을 보면 허준 선생님께서는 어떤 관점으로 현 상황을 바라보셨을까? 당장이라도 허준 선생님을 깨워 지금의 현실을 헤쳐나갈 해답을 알려주셨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동양의학은 우리의 몸을 하나의 소우주로 보고 있으며, 양기와 음기를 잘 통제하고, 적게 먹는 소식의 습관과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자주 걷고 꾸준한 운동을 하며, 꾸준한 명상으로 정신건강을 잘 유지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동의보감은 말한다. 


소식하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만, 동의보감을 보고 나서 소식하는 습관을 길러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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