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행성 하나가 소멸한 날
아침부터 좁아터진 9호선에 몸을 구겨 넣고 인상을 찌푸려 가면서 고속터미널에 도착해
출장을 위해 속초행 버스에 올랐다
고속버스 안의 TV에서 송해 할아버지를 추모하는 뉴스가 나왔다
감성이 풍부해서 그런 건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어릴 적 주말 아침에 일어나면 어머니가 아침 일찍 차려놓으신 밥 냄새와
전국 노래자랑이 항상 틀어져 있었다
그렇게 밥상에 모여서 같이 도란도란 밥을 먹으면서 행복해하던 때가 그리워서 그런지
기사를 보고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났다.
왠지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가슴 아파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 노래자랑에 나오는 웃음은 요즘 아프리카 TV나 유튜브에 나오는 영상을 보며
짓게 되는 웃음과는 결이 다른 것 같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요즘 많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없어지겠지..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더 아프다
장례식은 못 가지만 그래서 한마디 제 글이 당신에게 닿기를..
무대에 올라온 아이들에게 용돈을 쥐어주시던 그 모습 가슴 따뜻하게 잘 봤습니다
부디 하늘에 가셔도 많은 분들 웃음 주세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그런지 하늘에서도 한동안 안 내리던 비가 내리나 봅니다
할아버지의 웃음을 항상 떠올리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하게 쉬세요